여인두의 시시콜콜

기꺼이 듄친자가 되기로 했다

여인두 2024. 3. 1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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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듄친자가 되기로 했다.
내게도 이런 면이 있었나?
근현대사가 가미된 우리 영화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류의  일본 영화들을 좋아했기에 헐리우드의 값비싼 SF영화들을 철저히 무시했었다.
그런데 토요일 오후 오갈데 없이 떠돌다 듄친자(영화 '듄'에 미친자의 합성어)라는 말이 떠올라 도대체 어떤 영화일까 궁금하기도 해서 킬링타임용으로 보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좀 비싸지만 3시간 킬링타임용으로 딱 좋은 영화다.

스파이스(우주여행을 위한 필수 물질)를 석유로 대체하고, 시대배경인 10190년을 1190년으로 옮겨놓으면 석유를 찾아 아라비아 반도를 수탈했던 서구열강의 모습과 역시 성전이라는 이름으로 중동을 초토화시켰던 십자군 전쟁이 오버랩(실제로 십자군 전쟁때나 썼을법한 문장[紋章]이 등장한다)되면서 침략행위에 대한 반성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가도 서구식 그대로 드러내는 메시아 사상은 침략행위에 대한 반성이 아니라 그것을 옹호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된다. 헐리우드 영화잖아... 물론 이어지는 시리즈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으나 서구의 천문학적인 자본으로 만들어지는 영화가 자신의 목에 칼을 겨누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전쟁을 야기한 서구열강의 과거 침략행위에 대해 통렬한 반성이 있기를 기대하며 3편을 기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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