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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질 대응 매뉴얼 폐기 촉구 기자회견

오늘(7/7) 오전,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전라남도 ‘을질 대응 매뉴얼’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 다녀왔다.전라남도는 2024년, 직장 내 괴롭힘을 막겠다며‘갑(을)질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다.‘을질’상급자의 갑질을 견디다 못해 문제제기하면그건 하급자의 ‘횡포’고, ‘정당한 지시를 방해하는 행위’라는 것이다.결국 누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겠는가?.이 매뉴얼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를 보호하는 것이다..실제 직장갑질119 조사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 10명 중 6명은 상급자였고, 피해자 10명 중 1명만이 신고에 나섰다고 한다..이런 현실에서 ‘을질’ 프레임은 침묵과 복종만을 강요할 뿐이다.“괴롭힘 문제는 권력의 문제다. 피해자가 입 다물고, 가해자가 면책받는 구조를 바꾸자.”오늘 기자회견의 핵..

세상 이야기 2025.07.07

목포, 7월의 찬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낮, 잠깐 바람이나 쐬자며 집을 나섰다.그저 가까운 그늘 아래를 걷다 돌아올 생각이었다.그런데 발길이 닿은 곳은, 상상보다 깊고 시원한 숲이었다.7월의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천천히 길을 걷다보면 발밑엔 나뭇잎 그림자가 반짝이고, 머리 위론 초록의 천장이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다.아파트 숲을 벗어나 이렇게 진짜 숲이 반겨주는 도시가 또 있을까?목포는, 도시이면서 자연이다.사람이 만든 것과 하늘이 만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축복받은 공간이다.유달산 자락을 타고 대반동으로 향하는 길,나뭇잎 사이로 스치는 바람 끝에 소금기 어린 내음이 실려오면 어느새 눈앞에 나타난 유달해수욕장이작지만 아늑한 품으로 여행자를 맞이한다.물론 큰 기대는 하지 마시라.이곳은 오랜 시간 잊혀졌던 해변이다.80년..

목포 이야기 2025.07.06

광장의 여성과 민주주의

2025년 7월 3일, 목포대학교 남악캠퍼스에서 열린 ‘광장의 여성과 민주주의’ 세미나는 6‧10 민주항쟁 38주년을 맞아 지금의 민주주의를 다시 묻는 자리였다. 엄혜진 교수는 ‘복원된 민주주의’라는 말 뒤에 숨은 현실을 날카롭게 짚었다. 촛불을 들고 함께 외쳤던 여성들은 선거와 제도 정치에서 다시 사라졌고, 페미니즘은 갈등과 혐오의 언어로 밀려났다. 광장에서 시민이었던 여성은 정치에서는 다시 투명인간이되었다.안경주 전 전남여성가족재단 원장은 전남의 성평등 현실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전남은 성평등지수 3년 연속 전국 최하위권. 소득, 교육, 고용, 정치참여, 젠더 인식 모든 지표가 전국 평균을 밑돈다. 지방정부의 제도 집행력은 약하고, 여성정책 담당 인력과 예산도 부족하다. 성평등은 여전히 지역 민주주의..

세상 이야기 2025.07.04

뒷모습

기자회견장에 가면 늘 뒷모습을 찍고 싶었다.결연한 앞모습보다 마음을 더 끌어당기는 건 묵묵히 버티는 뒷모습이었다.불평등과 양극화를 끝내고, 모든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새 시대를 열자는 외침, 그 외침 뒤에는말없이 그것을 지탱하는 수많은 뒷모습이 있었다.내란수괴 윤석열 재구속, 노동탄압을 중단, 노조법 2·3조 개정과 노란봉투법,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더는 미루지 말라는 이들의 주장에는 광장의 목소리가 묻어있었다.윤석열은 내란으로 몰락했다.이제 이재명 정부가 진짜 개혁에 나서야 할 시간이다.7월 16일 총파업, 7월 19일 서울 상경 총력투쟁말하지 않아도 그들의 뒷모습에서 알 수 있다. 다시, 역사의 물꼬를 바꾸는 몸짓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노회찬 정치학교 2강 김만권 교수님 강의를 듣고

디지털 능력주의 시대의 외로움과 민주주의1. 디지털 기술, 능력주의, 외로움의 삼각구조김만권 교수는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능력주의를 더욱 강화하고, 그로 인해 대다수 시민들이 고립과 외로움 속에 내몰리고 있다고 진단한다.이 외로움은 단지 정서적 문제가 아니라, 자아의 상실과 공동체적 연결의 단절이라는 정치적 위기이며, 결국 민주주의의 기반 자체를 약화시키는 구조적 문제다.2. 능력주의는 누구를 위한 공정인가?능력주의는 “보상은 능력에 따라 달라야 공정하다”는 신념에 기반한다.그러나 실제로는 상위 1~5%의 소수만이 그 혜택을 누리고, 대부분은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의 사회 속에서 실패의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게 된다.결국 능력주의는 실패한 자들에게 "네가 못났기 때문"이라는 낙인을 찍고..

문규현 신부님 북토크 - 너 어디 있느냐

문규현 신부님 북토크 – 『너 어디 있느냐』1989년, 임수경의 방북은 충격 그 자체였다.“전대협 대표가 평양에 도착했습니다!”사회자의 외침에 전대협 출범식을 위해 충남대 운동장에 모여있던 학생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렇다.국가보안법이 시퍼렇게 살아 있던 시절, 어떻게 그 감시의 눈을 피해 평양을 갈 수 있었을까. 상상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그리고 또 한 사람의 방북소식 “임수경 혼자 역사의 무거운 짐을 지게 할 수 없다”며 온몸으로 분단선을 넘으신 문규현신부님을 보며 나는 처음으로 ‘참된 종교인’이란 말을 떠올렸다.그리고 그때부터 내 '통일앓이'는 시작되었다.문규현신부님은 시대의 아픔이 있는 곳에 늘 함께 계셨다.미군 장갑차에 짓밟힌 효순·미선 곁에, 바다를 막아 생명을 끊으려 했던 새만금 갯벌에, 강..

강의노트

강의노트[하상복 교수님 강의를 듣고]1. 12.3 내란 이후, 개헌이라는 시대의 요구2024년 12월의 정치적 격변, 이른바 '12.3 내란'은 헌정 질서의 근본적 위기를 드러냈다.시민들의 요구는 표면적으로는 '내란척결'이였지만 그 밑바탕에는 제도의 근본적 전환, 즉 개헌이라는 정치적 결단이 놓여 있었다.2. 개헌의 방향: 자유 중심인가, 평등 중심인가하상복 교수는 이 지점에서 루소의 사회계약론을 호출한다.미국식 자유주의 헌법은 개인의 권리를 중심으로 국가 권력을 제한하는 구조(소극적 자유)를 따른다.반면 루소의 전통, 특히 프랑스식 공화주의는 평등과 공공선을 강조하며, 공동체 전체의 이익(일반의지)을 중심에 둔다.결국 개헌은 ‘개인의 자유를 강화할 것인가, 공동체의 평등을 보장할 것인가’하는 정치철학적..

비파

툭,비파 한 알이 땅 위로 떨어진다.누군가는 6월을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라 노래했지만,목포의 6월은 '비파가 익어가는 계절'이다.무성한 잎사귀 사이로 주황빛 열매가 주렁주렁 맺히면목포의 6월은 맛으로 물든다.뽀얀 속살을 살짝 깨물면새콤달콤한 과즙이 입 안 가득 번지고그 전율이 온몸으로 퍼져나간다.하지만 그 안에 감춰진 단단한 씨앗 하나,쉽게 다가서지 못할 목포의 고집이다.그래서일까,비파는 아무나 탐하지 못한다.손을 뻗는 이에게만 허락되는6월의 짧고 진한 맛.비파가 익는 골목,바다내음 따라 걷는 유달산 둘레길.낮에는 근대문화유산을 따라 걷고,저녁엔 노을 풍경에 젖고,밤엔 항구의 불빛이 반짝이는 도시목포로 오세요.비파도, 바다도,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풍경도당신을 기다립니다.

목포 이야기 2025.06.24

노회찬 정치학교 개강

[노회찬 정치학교 개강 안내]안녕하세요.2025 전남 노회찬 정치학교 첫 강의가 내일(6/24, 화) 저녁 7시 시작됩니다!장소: 목포시 하당청소년문화센터(전남 목포시 통일대로119번길 25, 3층)내란과 대선, 중동전쟁 등 긴박한 정세 속에서 노회찬의 정신을 다시 새기며, 무엇을 고민하고 준비할 것인지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1강은 하상복 교수님(목포대학교 정치언론홍보학과)의 "루소의 공화주의와 노회찬 민주주의의 만남" 입니다.강의는 1시간 반, Q&A 포함 9시 전 종료 예정입니다.시간 맞춰 함께해 주세요!

정의당 이야기 2025.06.23

김종수목사님 2주기에부처

김종수 목사님,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살아생전 그리 조용히 말씀하시던 분이 떠나신 뒤 이렇게 제 안에 오래 머무를 줄은 몰랐습니다.요즘처럼 세상이 요동칠 때면 당신 설교가 아니라, 당신 눈빛이 더 그립습니다.말보다 삶으로 가르치셨던 분통일을 말하기보다 분단선 너머 아이들을 먼저 떠올리셨던 분“평화의 아침을 여는 이”를 노래하시던 목소리가 광장에서, 예배당에서, 원산동 골목길에서 지금도 들리는 듯합니다.12월 3일,또다시 우리는 광장에 모였습니다. 당신 없이...그러나 당신이 꿈꾸던 그 세상 때문에 그날의 함성이 당신의 설교처럼 느껴졌습니다.진짜 민주주의는 투표함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거리에서, 광장에서, 시민들이 스스로 주권을 되찾아갈 때목사님은 그걸 ‘참민주주의’라 부르셨습니다.정의는 외치는 것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