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이야기 100

막장 개장수에게 3등을 뺏길 수 없다.

우리집 가족톡방에 올라온 글입니다.명절때만 되면 저랑 싸우는 민주당 지지자인 제 위 형님이 어제 TV토론회 이후 올린 글 공유합니다.❤️🧡💛💚💙💜❤️🧡💛💚💙💜❤️이번 대선판 흐름과 또 TV토론을 보니이재명은 안정적 당선이고콘크리트 30%대 지지율 김문수는 2등인데~~민노당 권영국후보가 의외로 괜찮아 보여서막장 개장수에게 3등을 뺏기면 안 될 것 같음권영국에게 15% 이상 밀어줘 선거비 보전할 수 있게 해서 목포에서 선거운동하느라 고생하는 전시의원 부담을 줄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함~~

우리집 이야기 2025.05.30

밥상

늦은 밤예정에도 없던 광주행차는 끊기고 갈 곳이 없어본가로 향한다.자정을 넘어 새벽으로 가는 시간느닷없이 울려대는 벨 소리에 놀라실까조심조심 문을 두드린다."무슨 일이냐"놀라움 반 반가움 반으로 바라보는 어머니을 뒤로하고"피곤하니까 잘 깨요! 주무세요! 내일 일찍 내려가요!"한마디 툭 던지고 냅다 방으로 들어간다.어머니는 아들과 더 이야기를 못해 서운하고아들은 어머니 단잠을 깨워 미안한 밤이다.새벽녘에 일어나 집을 나서려는 아들을 막아서는 건 어머니가 아니다.혼자 사시는 분이 언제 이런 것을 준비하셨을까?어머니가 차려 놓으신 밥상에 첫차 타고 내려갈 생각은 잊고 속울음을 삼키며 고프지도 않은 배를 채운다.나는 어머니처럼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다 내어줄 수 있을까?나이 오십을 넘어 환갑이 다 되어가는 자식..

우리집 이야기 2025.04.10

도끼가 나무 밑둥에 닿아있다

이렇게 밭을 놀릴 것이냐는 아내의 핀잔을 이겨내지 못하고 아침 일찍 텃밭으로 향했다. 텃밭농부 4년차의 시작이다.작년 가을에 봄똥등 작물 몇 가지를 심어놨는데 12월 내란으로 인해 3~4개월 관리를 안했더니 수확은커녕 밭이 엉망이 돼버렸다.아직 무엇을 심을지 정하지는 않았지만, 밭을 갈아엎고 퇴비를 가득 주고 돌아왔다.오늘 대성동성당 보좌신부님이 이탈리아 남부에 있는 어떤 성당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미사를 집전하는 날이다. 기독교(구교, 신교)의 본고장인 유럽도 성직자가 부족해 동양의 신부님들이 5년씩 파견 간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다. 과거 우리가 한국말이 어두운 이국의 신부님을 대하듯 최근 유럽에서 그런다는데 신자유주의가 가져온 개인주의의 영향일까? 아니면 종교 쇠락의 징조일까?오늘의 복음 말씀은 루..

우리집 이야기 2025.03.23

우리집

집안이 썰렁하다.새 학기를 맞아 둘은 어제 기숙사로 들어가고, 하나는 아침에 아내와 함께 등교하고 난 뒤 마지막으로 집을 나서면서 한 참을 머뭇거렸다.내가 나간 뒤 고요에 잠길 집안을 구석구석 응시하면서 가족에 대해 생각한다.비록 매일같이 웃음꽃 만발하는 가정은 아닐지라도 서로가 있어 위안이고 버팀목인 우리 식구들... 만나면 사이좋은 친구처럼 살자고 애기 하지만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 사춘기, 오춘기, 갱년기를 겪고 있는 식구들... 그래도 가끔 평화가 찾아올 때의 그 아늑함, 그 맛을 잊지 못해 오늘도 힘을 낸다.먼 훗날 아이들이 이 집을 회상할 때 엄마 아빠와 함께 행복했었노라는 고백송을 듣고 싶다. 아니면 말고, 그 역시 그들의 몫이니까!일주일 뒤 온가족이 모이면 또 어떤 스펙타클한 일들이 이 작..

우리집 이야기 2025.03.04

제사 자랑은 하지 마라

'제사 자랑은 하지 마라'는 말이 있다. 지역마다 각기 다른 풍습이 있고 집집마다 내려오는 전통이 다르기에 제사상, 차례상은 다 다른 법이다. 다만, 어딜 가나 상다리가 부러지기는 마찬가지다.처음 차린 차례상이지만 어머님이 차린 상과 별반 차이가 없다. 좌반우갱, 어동육서, 좌포우혜, 조율이시, 홍동백서 등등 지킬 게 많은 상차림이지만 중요한 건 정성이다. 정성껏 장만한 아내에게 찬사를 보낸다.이것저것 챙겨주고 어머님과 형제들이 떠난 집은 다시 고요 속에 파묻힌다. 아내는 피곤하다고 이불속으로 직행하고, 아들들도 자기 일을 찾아 흩어진 거실에서 낚시꾼이 월척을 기다리듯 볼만한 것이 걸리기를 기대하며 리모컨만 만지작거린다.스토브리그를 정주행 하고픈 마음이 굴뚝같다.

우리집 이야기 2025.01.29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기에 밤새 눈이 얼마나 내렸을까 창밖을 보며 '에게 이것밖에'란 말이 절로 나온다.대신 귀성길에 오른 사람들은 다행이다 싶다.지방에 살다보니 귀성길 추억은 없지만 열몇 시간씩 걸려 내려왔다는 이야기를 영웅담처럼 듣고 자랐다.다 옛날이야기다. 빵빵 뚫린 고속도로가 거미줄처럼 전국을 칭칭 동여 메고 있으니 그런 영웅담이 사라진 지 오래다.목포에 터를 잡고 산지 30년이 훌쩍 넘었다. 매년 명절 때 부산히 서둘러 광주 본가로 향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아버님 제사를 모셔오면서 명절도 우리 집에서 쇠기로 했다. 이제 서울과 광주에 사는 형제들이 목포로 귀성 아닌 귀성을 해야 한다. 나야 목포가 고향이나 진배없지만 그들에게는 타향일 텐데 이번 명절 귀성길이 즐겁고 설레기보다 낯선 귀성길이 되지..

우리집 이야기 2025.01.28

분수

새벽같이 텃밭으로 향해 몇 가지 채소들을 심었다. 중간에 텃밭 위 주택에서 한달살이를 하시는 분과 서복현 이장님을 만나 커피도 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눴다. 서 이장님과의 화재는 당연히 가수 박지현이었다. 낭중지추라고 박지현의 소싯적 노래를 들어봤는데 첫 소절에 뿅 가버렸다는... 박지현 덕분에 방송출연도 하시고 잠깐 출연했지만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단다. 자욱한 가을 안갯속에서 혼자 밭을 일구는 농부의 모습, 그러나 현실은 서튼 텃밭지기의 호미질이 더뎌 세 시간 동안 끙끙대며 일을 마무리했다. 다들 자기 자리가 있는것 같다. 그것을 분수라 하는데 나는 내 분수에 맞는 자리에 있는지 생각해 본다. 가끔 자기 분수에 맞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의 주변은 필경 불행해진다. 그런데 작..

우리집 이야기 2024.10.13

밭갈이

아침 일찍 텃밭에 나가 밭을 갈았다. 이미 때가 지난 작물들은 뽑아 버리고, 돌밭이라 삽이 안 들어가 호미로 일일이 돌을 파내고 흙을 다지며 마무리로 퇴비까지... 혼자 하려니 6시에 시작해 9시에 끝 밭을 갈면서 들었던 생각 하나, 세상도 밭을 갈듯 한 번씩 뒤집어엎을 수 있으면 어떨까? 아래가 위가 되고 위가 아래가 되는... 논과 밭은 갈아엎어야 수확이 좋듯 세상도 한 번씩 갈아엎어야 좋아지지 않을까? 그런데 사람들은 논과 밭은 갈아엎으려고 하면서 세상은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경험 탓일까? 한번 갈아엎어봤는데 윗대가리만 바꿨지 자신들 삶에는 아무 영향이 없었던... 그래도 갈아엎은 밭과 그렇지 않은 밭이 차이가 나듯 세상사도 한번씩 갈아엎어야 한다. 밭을 갈면서 들었던 생각 둘, 농부는 밭을..

우리집 이야기 2024.09.29

시원하시겠습니다.

시원하시겠습니다. 해년마다 선산 벌초는 내 몫이었다. 사촌, 팔촌이 다 있는데도 나는 그것을 피해 가지 못했다. 가끔 '도대체 왜'라는 불만이 일기도 하지만 그냥 조상님께 복 쌓는다고 생각하자고 달래가며 쭉 해왔다. 올해는 퇴직하신 형님과 함께 좀 수월(?)하게 진행했다. 언제까지 벌초를 할 수 있을까? 우리 대를 넘기면 벌초할 사람도 없을 뗀데, 선산을 정리하고 평장을 할까? 아니면 수목장? 이런저런 생각에 예초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우리집 이야기 2024.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