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 10

조창익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로마서 5장 5절)그는 언제나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그리고 그의 곁에 있는 사람들 역시그의 희망에 전염되어, 그와 같은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그가 품은 희망은 평화다.노동자가 평화롭게, 농민이 평화롭게, 빈민이 평화롭게, 장애인이 평화롭게, 여성이 평화롭게, 소수자가 평화롭게, 이주민이 평화롭게, 그렇게 만인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희망의 전도사가 된 그가 변혁을 이야기한다.壯朋會感動 慧合進徹雲장한 동지들 모이니 깊이 느껴 마음이 움직이고지혜를 모아내어 구름 속 뚫고 나아갈지니(「봄이 온다」2015. 04. 01)그는 믿는다.동지들의 지혜를 모으면, 변혁을 완수할 수 있다고.黑雲海墨加一層 終乃春來逐惡氣검은 구름 저 바다를 더욱 어둡게 하여도마침내 봄이 ..

개미

장마가 시작됐다는 소식에 모두들 수근거린다.지금의 낡은 집에서는 더이상 버티기가 힘들다. 어제 시작된 첫 장맛비에 벌써 모퉁이의 허술한 부분이 쓸려 나갔다. 그런데도 여왕개미와 주변 참모들은 아무 생각없이 여흥에만 빠져있다. 결국 누군가가 나서야 한다. 내부의 사정은 잘 모르지만 모험심 강한 일개미 한 마리가 저 멀리의 안전가옥을 발견하고 보고를 했다. 이 보고는 이들 사회에 빠르게 퍼져 장마를 대비해 안전가옥으로의 이사를 주장하는 쪽과 지금 이 집을 고쳐쓰자는 쪽으로 갈려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안전가옥으로 이주를 주장하는 쪽은 현구조물의 허술한 부분과 장마로 인한 피해를 집중적으로 부각시켰고, 반대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보수해 사용하는것이 사회적 비용이 훨씬 적게든다는 각종 통계를 들어 설명했다.생..

6·10항쟁 38주년

38년 전 오늘, 광장이 열리고 그 광장을 가득 메웠던 시민들의 힘으로 민주주의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그리고 또 다른 오늘, 다시 질곡에 빠졌던 민주주의가 시민들의 힘으로 제자리를 잡았다.그날,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시작했던 그날을 기억하기 위해 오거리문화센터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38년 전의 외침은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 거리마다 울려퍼졌던 “호헌 철폐, 독재 타도”의 외침은 남태령에서, 한남동에서, 여의도와 평화광장에서 "계엄철폐, 윤석열 퇴진"으로 바뀌어 더 큰 메아리로 돌아왔다.그리고 오늘 ‘자랑스러운 6월항쟁인상’은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가 수상했다.잊지 않겠다는 그 고요하고 단단한 다짐. 진실을 밝히려는 길 위에서 6월 항쟁의 정신은 여전히 숨 쉬고 있었다.민주주의는..

목포 이야기 2025.06.11

낙선사례

선거는 끝나고 낙선사례 현수막을 게첩했습니다.소금과 같은 존재가 되겠다고 딱 3%의 기적을 연출해 달라는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내란세력 심판이라는 큰 정치 지형을 극복하지 못한 우리의 부족함을 겸허히 반성합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최근 계속된 실패한 정부들 때문에 시민들이 겪고있는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재명 정부만큼은 꼭 성공하기 바랍니다. 저희는 이제, 더 넓고 깊은 진보정치를 위해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목포에서 권영국후보의 득표수 1146표, 결코 많다고는 할수 없지만 그렇다고 무시할수 없는 그 표를 바탕으로 다시 시작할 것입니다.6411번 버스가 생각나게하는 그 숫자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노회찬을 떠올립니다. "보이지 않는 이들의 삶을 ..

세상 이야기 2025.06.08

대동제

30여 년 전 대동제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한 쪽에서는 초청 가수에 열광하고 또 다른 한 쪽에서는 주점에서 술을 탐닉하고, 다른점이 있다면 가수들의 템포가 빨라졌고, 주점에 막걸리가 사라졌다는 것 뿐이었다.그때 나는 주점파였다. 소주의 알콜 도수가 21도로 낮아졌고, 레몬소주와 청아 같은 부드러운 술이 등장하면서 독한 소주는 점차 사라지던 때였다. 동기와 후배 넷이서 한 박스에 스물네병 들어있던 청아를 세 박스나 비워버렸던 ‘전설’을 만들어내며 병뚜껑으로 탁자를 가득 채우던 객기 어린 시절이 문득 떠올랐다.2시간 반 일몰규정을 들며 자리를 비워달라고만 하지 않았더라면 오늘도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었는데... 참! 야박한 것들.함께 만난 교수님과 프로젝트 하나를 기획하기로 했다. 12·3 내란 이후, 민..

투표 독려 캠페인

마지막 선거운동을 마쳤다. 엄밀히 말하자면 오늘은 선거운동이 아니라 투표 독려 캠페인이었다.대불산단에서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노동자들에게 외쳤다. '우리는 우리에게 투표합시다.'아무도 노동의 가치를 이야기하지 않는 선거판에 유일하게 노동과 노동자의 삶과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이야기한 권영국후보에게 마지막 한 표라도 더 보태 광장의 길을 열었던 노동자들이 당당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칠 전 모임에서 타 진보정당 활동을 하는 후배를 만났다. 그는 권영국후보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토론을 잘하더라, 넷 중 제일 낫더라" 그래서 한마디 물었다."그래서"권영국을 찍었냐는 물음이었다.그런데 좀 망설이더니 우물쭈물하며 말한다. "압도적 승리가 필요해서..."그 뒤 몇 마디 오고 갔지만 그런 대화들이 으레..

세상 이야기 2025.06.03

대선 마지막 날

12월 3일부터 진행된 대장정이 끝났다.우리 사회에 많은 충격파를 안긴 비상계엄으로 인해 민주주의라는 제도의 허술함과 그래도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시민들의 역동성을 보았다.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새로 뽑힐 대통령은 그 역동성 위에 있기를 희망한다.그리하여 광장의 목소리가 차별 없이 반영되는 사회, 시민들의 소소한 행복이 지켜지는 사회, 시민 개개인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보장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이제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 앞에서, 나는 질문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더 나은 민주주의, 더 따뜻한 일상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세상 이야기 2025.06.03

주말 텃밭

이러저러한 이유로 주말 농장을 포기하고 있다가 소박하게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고추, 오이, 가지, 애호박 모종 두 주씩 심고 돌아왔다. 그런데 작년 심어 놓은 딸기에서 딸기가 주렁주렁 열리기 시작했다. 심어만 놓고 거의 방치했었는데, 자연은 어김없이 제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마라'는 말이 떠오르지만, 향긋한 딸기향에 취해 나도 모르게 두 손 가득 딸기를 따고 말았다. 이게 바로 자연이 키운 맛이다.옆집 장관호 형님네 텃밭은 정성을 많이 들인 게 확 느껴진다. 같이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음에도,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과 현재만 사는 사람의 차이라고나 할까...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매사 이렇게 열심인 사람이 펼치는 전남 교육도 기대해 볼 만 하겠다. 이제 딱 1년 남았다.시간이..

우리집 이야기 2025.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