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영웅이 아닌 다수의 민주주의 시민을 만드는 교육
여인두(시의원)
학교 밖 청소년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무었일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자퇴, 부적응, 가정불화, 비행청소년등의 부정적인 단어들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그들 역시 우리사회의 미래요 희망이 아닐 수 없다. 언제까지 부정적인 단어로 그들을 규정 할 것인가. 실제 전국적으로 매년 6만여명의 학업중단 학생들이 발생해 학교 밖 청소년의 수가 28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목포 역시 2012년 347명이 학업을 중단했다. 유형별로 분류하면 초등학생 37명(유학 18명, 발육부진 19명), 중학생 77명(유학 25명, 질병 2명, 장기결석 31명, 기타 19명), 고등학생 233명(유학 7명, 질병 8명, 가정불화 29명, 퇴학 17명, 부적응 144명, 기타 28명) 이중 유학을 이유로 학업중단을 한 학생을 빼면 목포소재 중학생의 0.43%와 목포소재 고등학생중 2.05%로 결코 적지않는 수의 학생들이 매년 학업을 중단하고 학교 밖 청소년이 되는 것이다. 학업스트레스나 교우관계등 학교를 떠나는 이유는 많지만 학교를 떠난 후 이들을 받아줄 만한 곳은 드물다. 수월성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학업성취도를 중심으로 소위 범생이를 키워내는 현 교육제도하에서 어쩌면 피해자일 수 있는 이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함께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민주주의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걸음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필자가 지난해 12월 대표발의 한 “목포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조례”가 유예기간을 거쳐 올 5월부터 시행되었다. 조례에 의하면 학교 밖 청소년들이 유해환경으로부터 보호받고 누구나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와, 특성에 맞는 교육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목포시로부터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를위해 목포시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위원회를 구성하여 첫째, 학교 밖 청소년 종합지원계획을 수립하고 둘째, 비영리 법인·민간단체의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사업을 적극 후원하며 셋째, 학교 밖 청소년 유관기관 네트워크 및 지역사회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넷째,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인권침해 및 차별이 없게 적극 대처하며 다섯째, 후견인제도의 운영 및 ‘목포시 학교 밖 청소년 교육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등의 행정적 지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필자가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계기는 2011년 목포시의회 국외 연수의 경험 때문이었다. 당시 ‘새로운 사회를 위한 의원포럼’ 소속 5명의 의원과 함께 일본 혼슈지방의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를 방문했을 때 그곳 구라시키 교육센터에서 부등교 학생(학교밖청소년을 부르는 일본식 표현)을 위한 만남의 교실을 운영하는 것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물론 당시 우리나라도 학교 밖 청소년들을 돌보는 기관들이 있었으나 모두 종교단체등 민간인들이 운영하고 있던 터라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부등교 학생을 위한 대안 교육을 담당하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당시 목포시는 <목포교육발전 종합지원 5개년 계획>을 수립해 매년 5~60여억원을 투입해 학력증진과 우수학생 지원사업에 소위 몰빵을 하고 있던 터였다. 당연히 학교 밖 청소년들을 더욱 소외되고 갈길이 없었으며 그로인한 사회문제 또한 한두가지가 아니었던 터에 목포와 비슷한 규모의 도시의 지방자치단체가 5개의 만남의 교실을 만들어 운영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한 매력이 아닐 수 없었다.
5개의 '만남의 교실'에서는 그림그리기, 요리활동, 독서, 과자만들기, 언니오빠가되어 유치원생들과 교류하기, 산책, 음악활동, 수확하기, 소풍, 전문강사가 진행하는 우주학습, 지역봉사자가 진행하는 짚신공예, 정월 장식품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친구들과 친밀감을 높이고 즐겁게 소통하도록 돕는다. 스포츠, 문화교류 등 프로그램의 큰 주제는 정해져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는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결정한다.(출처 2011년 8월 목포시의회 국외연수 보고서)
이제 목포시도 새로 제정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조례”를 바탕으로 그동안 수월성 교육중심의 교육지원사업에 대한 제고가 필요 할 때다. 변화에는 늘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지난 10여년간 목포시의 교육지원사업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해 이제 다른 패러다임을 통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성과중심이 아닌 과정중심으로, 한 명의 영웅을 만들기 보다는 다수의 민주주의 시민을 만드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적 가치가 아닌까. 한사람의 열걸음 보다 열사람의 한걸음이 더욱 위대하다는 사실을 생각하는 정책을 기대한다.(2015.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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