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귤화위지(橘化爲枳)

여인두 2024. 3. 7.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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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발 비례위성정당의 이름이 '더불어민주연합'으로 결정되면서 '국민의미래'와 함께 22대 총선에 두 개의 위성이 자리를 잡게 됐다. 거기에 또 하나의 위성이 움직이고 있으니 그것이 바로 '조국혁신당'이다. 이로써 민심을 반영하는 대한민국 국회 구성은 종언을 고했다.
본디 연동형 선거제도는 승자독식으로 대표되는 비민주성을 보완하고 사회저변에 깔려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귤화위지(橘化爲枳)'라고 그 좋은 연동형 선거제도의 취지는 온데간데없고 거대양당의 투기장이 돼버렸다.

그런데 그 투기장에 스스로 기어들어간 진보정당 또는 소수정당들의 모습이 더 가관이다. 용혜인(기본소득당/새진보연합)은 셀프공천으로 80년대 총재님들 흉내를 내면서 두 번 연속 비례국회의원에 도전하고 있고, 강성휘(진보당)는 지역구를 지키기 위해 비례성을 훼손한 선거구획정안을 찬성했다.

용혜인의 예는 더불어민주당이 키워준 1인정당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으로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그러나 강성희가 비례성을 훼손하는 선거제도에 찬성했다는 사실은 위성정당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진보당이 위성정당으로 들어가는 마당에 모당(母黨)인 더불어민주당의 결정을 쉽게 위반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본인의 소신과 위배된 것이었을지라도 말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강성희는 이미 민주당과 국힘이 밀어붙인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찬성하면서 진보의 대열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진보당이 위성정당 품에 안기는 조건으로 3+1을 보장받고 최대 4석을 확보하면서 잔칫집 분위기일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도 강성희처럼 모당의 눈치를 보면서 진보성을 내팽개친 의원들이 속출한다면 그것이 어찌 진보정당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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