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34.9도

여인두 2024. 9. 18. 08:30

30분도 안 걸었는데 벌써부터 등에 땀줄기가 흐른다.
오늘은 또 어떻게 무더위와 맞서야 할까?

추석 연휴 마지막 날 큰 맘먹고 새벽 행차를 했다. 조금만 늦어도 더위를 핑계로 나설 수 없을 것 같아 눈 뜨자마자 집을 나섰다.
그렇다고 산행을 한건 아니고 해뜨기 전까지 시골길을 걷는 행보다.
그런데 해뜨기 전이라고 만만히 볼 날씨가 아니다. 길을 나서기 무섭게 손등에는 땀방울이 쏟고 등줄기엔 땀이 흐른다.
추석에 이런 날씨가 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없었던 것 같다.

엊그제 목포 기상관측 이래 9월 날씨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34.9도라는데 한여름 날씨도 이렇게 더운 날이 별로 없었다.
이제는 추석때도 선풍기나 에어컨이 없으면 견디기 어려운 시대가 돼버렸다. 문명의 이기가 그나마 삶의 질을 유지시켜 주지만 생각해 보면 그 문명의 이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가 초래된 것이다.

앞으로 더 좋아질 일은 없다.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게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이미 기후위기 시계는 5년의 벽이 깨졌다. 이제 진짜 얼마남지 않았다.
기후위기 문제는 여러 의제들 중 하나가 아니다. 절박한 생존의 문제다. 국가적 실천 사항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인 실천 사항도 그만큼 중요해졌다. 더 이상 눈앞의 이익을 위해 장기적인 위험에 무감각해지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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