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추석인데 아직도 폭염이 쏟아지고 있다.
이 폭염 속에서 일해보지 않는 사람은 모를 것이다. 에어컨 밖 세상이 지옥과도 같다는 사실을...
양준혁군이 죽었다. 어린 학생들을 더위로부터 해방시켜 주기 위해 에어컨 설치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그날 교실밖 온도는 섭씨 35도를 웃돌고 있었고 에어컨이 고장 난 급식실은 그야말로 찜통더위였을 것이다. 그는 온열질환 증세가 나타나 쓰러지고야 말았다. 그런데 열사병 증상으로 쓰러진 그는 누군가에 의해 건물밖 화단으로 옮겨져 1시간 이상 방치되었다. 나무 그늘도 없는 그 화단에서 1시간여를 더위와 햇볕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그의 곁을 지키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알량한 관리자는 그의 집에 전화를 걸어 그를 데려가라고 했단다.
양준혁군의 죽음은 명확히 중대재해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원청인 삼성전자와 하청인 삼성에어컨 설치 업체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이들에게 진정 어린 사과와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또한 발주처인 전남교육청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모든 중대재해가 그렇듯 원청과 하청 그리고 발주처 모두 모르쇠로 일관한다. 그 사이 양준혁군은 28일째 영안실에 누워있고 그의 가족은 열사(熱沙)의 땅으로 내몰리고 있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지금 당장 답해야 한다. 에어컨 빵빵한 사무실의 안락한 의자가 아니라 백광이 부서지는 열사의 땅에서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오늘 정의당 권영국대표와 이은주 전국회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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