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을 보내고 집으로 향한다. 어제 일이 먼 옛날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 내가 이러니 가족들은 오즉하랴!
오늘은 유가족대표자협의회도 구성되고 체계가 잡혀가고 있다.
유가족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달라는 것이다. 블랙박스도 열어보지 않았는데 마치 조류충돌이 주원인인 것처럼 이야기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랜딩기어 미작동, 정비 불량 여부, 노동여건 문제, 안전시스템 미비를 포함한 안전관리 및 경영전반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상조사를 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있으면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선배 가족의 텐트에 들렀다가 선배의 말에 눈물을 왈칵 쏟아버렸다. "그 사람을 봤어, 그런데 다행히 깨끗한 거야, 얼굴이 약간 그을리기는 했는데 상처도 없고, 검시관이 그러는데 제일 깨끗하데..." 초점을 잃어버린 꽹한 눈으로 다행이다 다행이다를 읇조리는 선배를 바라보며 어떤 위로의 말도 하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마지막 16분은 수습이 불가능할 정도라는데 그나마 깨끗하게 와준 형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하는 형의 아픈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는가.
함께 울어주고 함께 보듬어주는 일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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