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수 목사님,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살아생전 그리 조용히 말씀하시던 분이 떠나신 뒤 이렇게 제 안에 오래 머무를 줄은 몰랐습니다.
요즘처럼 세상이 요동칠 때면 당신 설교가 아니라, 당신 눈빛이 더 그립습니다.
말보다 삶으로 가르치셨던 분
통일을 말하기보다 분단선 너머 아이들을 먼저 떠올리셨던 분
“평화의 아침을 여는 이”를 노래하시던 목소리가 광장에서, 예배당에서, 원산동 골목길에서 지금도 들리는 듯합니다.
12월 3일,
또다시 우리는 광장에 모였습니다. 당신 없이...
그러나 당신이 꿈꾸던 그 세상 때문에 그날의 함성이 당신의 설교처럼 느껴졌습니다.
진짜 민주주의는 투표함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거리에서, 광장에서, 시민들이 스스로 주권을 되찾아갈 때
목사님은 그걸 ‘참민주주의’라 부르셨습니다.
정의는 외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
저도 그 길을 따라 걷고 싶습니다.
당신처럼 낮게, 당신처럼 단단하게
오늘, 그리움으로 다시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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