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이야기

‘목포 시내버스 경영실태 검토 및 외부회계 실사’의 문제점

여인두 2021. 7. 16. 18:04

‘목포 시내버스 경영실태 검토 및 외부회계 실사’의 문제점

 

목포시내버스 운영 공론화위원회 3차회의(6월 30일)에서 ‘2021년 목포시 시내버스 경영실태검토 및 외부회계실사’를 모 회계법인에 의뢰하고 7월 14일 4차회의에서 착수보고가 있었다.

착수보고서를 보면서 생긴 의문 몇가지를 정리해봤다.

 

첫째, 외부회계실사를 수행할 모 회계법인에 속한 회계사가 20명인데 이번 실사를 맡은 회계사 세명은 모두 동ㅇ회계법인 출신이다. 참고로 동ㅇ회계법인은 태원·유진의 회계와 세무자문을 맡았던 곳이다. 지금 목포시내버스 문제의 가장 큰 핵심은 회계의 투명성이다. 목포시로부터 연간 84억원이 넘는 지원금을 받는 회사가 지난해 43억원 적자와 함께 누적적자가 300억원에 달해 회사를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고 휴업신청을 하고 폐업을 예고했다. 반면 시민들은 지난 10년동안 600억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됐는데도 적자가 그렇게 눈덩이처럼 불었다는 것을 믿지 못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동ㅇ회계법인은 무엇을 했을까? 지금껏 태원과 유진의 회계에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도장을 찍어줬던 회계사들이 다시 공론화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외부회계실사에 참여했다면 그 결과가 과연 공정하고 중립적일 수 있을까?

 

둘째, 착수 보고서에 따르면 ‘당 법인은 발주처 및 실사대상회사와 상호 협의한 업무 범위에 따라 회사의 금융자산, 부채 및 채권, 채무에 대한 외부 조회 절차 및 실사기준일 현재 회사의 재고 및 유형자산에 대한 실사를 수행하지 않음.’이라는 대목을 읽고 내 눈을 의심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실사하겠다는 것인가? 그동안 태원과 유진의 회계의 투명성이 있었는지를 보자고 외부회계실사를 맡겼는데 자산, 부채 채권, 채무, 재고, 유형자산등에 대해 회사에서 제출한 자료에 대한 검증절차 없이 제출된 자료만 가지고 판단하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그동안 동ㅇ회계법인에서 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또다시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버스승객들의 카드와 현금 매출을 파악하고 임금과 유료대등 지출 현황만을 파악하기 위해 외부회계법인을 통한 실사를 하자는 것인가? 그것은 목포시 교통행정과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셋째, 착수 보고서는 또 ‘재무실사는 회사가 제공한 자료에 대한 질문 및 분석적 검토 등으로 진행됨.’으로 되어있다. 회사가 제공한 자료만 검토한다니 요즘말로 깜놀이 아닐 수 없다. 회계사로서 재무실사의 기본은 skeletons in the closet(밝히고 싶지 않는 사실)을 밝히는 것임을 망각한 것인가? 회사는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만을 제공할 것이다. 그런데 회사가 제공한 자료만 가지고 어떤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인가?

외부회계실사(감사)를 왜 맡겼을까? 그것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태원과 유진이라는 회사의 투명성을 재고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그동안 그 회사의 회계와 세무 업무를 담당했던 회계사들이 실사를 맡고 회사에서 주는 자료에 대한 검증절차없이 재무실사를 진행한다면 그 결과를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공론화위원회와 목포시는 지금이라도 당장 외부회계실사에 대한 설계를 다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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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eletons in the closet란 '서랍속의 해골'이란 뜻으로, 재무실사 대상회사에 대해 자산의 실재성, 예상수익의 달성정도, 영업전망, 부외부채의 존재가능성, 우발채무의 발생위험, 향후에 추가될 비용(또는 지출), 경영진의 경영능력, 노조와의 관계 등 재무적, 비재무적인 숨어있는 실제 정보를 획득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