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여수산단 탱크로리 폭발사고는 살인이다.

여인두 2021. 12. 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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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 탱크로리 폭발사고는 살인이다.

사고현장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전쟁통에 폭탄을 맞은것 처럼 폐허가 되었다. 폭발한 탱크로리 옆에 있던 서너 개의 탱크로리와 차랑들이 온통 찌그러져 있다.
탱크로리 위에서 작업하던 노동자들이 3~40미터를 튕겨나갔을 정도라고 하니 그 위력은 대단했다.

그 사고로 노동자 세명이 사망했다. 소방대원의 말에 의하면 뼈와 살점을 찾으러 다녀야 할 정도로 처참했다. 시신을 수습한 소방대원이 트라우마에 시달릴 정도였다고 한다.

오늘 오전, 정의당 여영국대표와 강은미의원과 함께 현장에서 사측과 노동부. 소방 관계자들과 만났다. 사측에서는 사고원인을 파악중이라고 했다.
"탱크 위에서 용접 작업을 지시했는가?"라는 우리의 물음에 사측은 "아직까지 알 수 없다"는 애매하게 답했다. '아니다. 절대 그럴리가 없다'가 아니라 잘 모르겠다는 답변에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고 직감했다.

곧이어 진행된 플랜트건설노조와의 간담회, 노동자들의 첫마디는 '이것은 살인입니다'였다. 사고가 발생한 탱크로리에서의 작업이 처음이 아니였단다. 이미 13개의 탱크로리에서 똑같은 작업지시가 있었고 어제도 유증기 회수장치를 고정시키기위해 용접작업을 진행중 사고가 발생했다고 증언한다. 사측이 사고를 은폐시키기 위해 사실을 호도하고 있는데 증거와 증언은 차고도 넘친다고 말한다.

탱크로리에는 화학약품이 1/3이 차있었고 그외 가스가 가득 차있었다. 조그마한 스파크에도 폭발할 수 있는데 그 위에서 지지대를 고정하기 위한 용접 작업을 지시했다면 이것은 과실치사가 아니다 분명한 살인이다.
관계당국은 이번에도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된다. 안전관리 요원도 없이 진행된 작업에서 용접이 실제 있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런데 현장에 있던 노동부 관계자는 탱크로리가 모두 폭발해 증거를 찾기 쉽지 않다는 식으로 사측을 옹호하는 듯한 말을 한다. 증거가 없다면 같은 방법으로 용접을 했다는 탱크로리를 조사하면 금방 알 것이다.

여수시청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노동자를 죽이지 말라는 절규를 뒤로하고 목포로 향하는 내 가슴을 무거운 돌덩이가 짓누르고 있다. 아프고, 슬픈 이들이 어디 한둘이랴만은 오늘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가족과 예고도 없는 생이별을 해야하는 노동자들의 처지가 눈에 밟히나.

내년 1월 27일은 중대재해처벌법이 발효된다.
그러나 이미 누더기가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노동자의 생명을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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