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을 정리하고 마지막 인사를 하려니 왠지 허전하다. 다들 이런 마음이겠지... 약속 없는 날, 텅 빈 집에 가기 싫다고 밤늦은 시간까지 너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던 날이 얼마나 많았니 그때마다 단 한 번도 싫은 기색 없이 내 넋두리를 다 받아줬던 너였는데 너 와도 이제 이별이구나 너에게 남아있는 내 흔적을 지우면서 한편으로 고마웠고, 또 한편으로 미안했다. 하필 나를 만나 가진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없었으니 너는 또 얼마나 답답했겠니... 그런데 너는 알까? 네가 답답해할수록 나는 절망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네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쩔쩔매던 내 모습 기억나지.... 그 시간도 이제는 그리움이겠구나 나와의 이별 뒤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들랑 그의 영감이 되고, 그의 연인이 되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