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이야기

세 번째 권력

여인두 2023. 4. 16. 15:38
“유능한 진보정당으로 정의당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모든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세 번째 권력’의 출범을 보면서 문득 작년 비례의원들의 반성문이 떠올랐다.
세 번째 권력에 이름을 올린 의원들은 과연 그 ‘책임’을 다 했을까?
지금 정의당의 위기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면 분명 그들의 책임도 만만치 않을 텐데 그 책임은 어떻게 질 것인가?
작년 8월 비례의원 사퇴 권고 당원 총 투표 때 당원들이 그들에게 기회를 한번 더 준 것은 위기의 당을 살려보겠다는 그들의 말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이 이제는 ‘유능한 진보정당’은 없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자유주의’를 지목한다. ‘진보 대 보수’‘사회 대 시장’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로는 성공할 수 없고 다원화된 사회에 맞게 절제와 공존의 ‘자유주의’로 가야 한단다. 주 69시간 노동을 주장하고 김기현을 만난 중소기업의 아들이 노동자를 대표하는 시대에 그나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기를 버리고 무장해제하자고 하는 주장과 다름이 없다. 또 그 연장선상에서 진보정치를 해체하고 중도의 바다로 뛰어들자는 과격한 주장까지 서슴없이 던진다.
‘진보’라는 단어가 아무리 형해화되었어도 그 대안이 ‘자유’와 ‘중도’일 수는 없다. 그들은 ‘국가와 권위주의’ 대 ‘자유와 다원주의’라고 주장하지만 이 주장의 근원을 살펴보면 결국 거대양당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중도의 길’‘제3의 길’을 개척하자는 주장과 일치한다. 그러나 이 길이 얼마나 허망한 길인지는 문국현이 반기문이 그리고 안철수가 처절한 실패로 증명해보였다.
좋다. 그 누가 어떤 주장을 한들 나무랄 수 없다. 지금 정의당은 재창당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는 백가쟁명의 시대로 돌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쟁들이 '정의당 밖에서 고투하는 시민'들만 보고 정의당 안에서 고투하는 당원들은 애써 외면하는 식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 정의당의 재창당이 어떻게 귀결되더라도 결국 지금까지 정의당을 지켜왔던 당원들이 종자가 되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 번째 권력’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두 분의 비례대표 국회의원께 2022년 8월 24일 당신들 명의로 작성된 반성문을 다시한번 들려주며 묻고 싶다.
[급변하는 사회구조에서 더욱 심화하는 불평등 문제, 먹고사는 일이기에 언제나 시급을 다투는 민생문제, 극심한 차별과 혐오의 문제, 인류의 존망이 달린 기후 위기 문제 앞에서, 다시 한번 ‘유능한 진보정당’으로 정의당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모든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그래서 그 책임은 다 하셨습니까?”
“‘책임정치’를 하신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책임지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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