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비 맞으면서 함께 걷는 것까지는 좋았다

여인두 2023. 5. 1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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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맞으면서 함께 걷는 것까지는 좋았다.”
모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의 말이다. 대통령이 국가권력에 의해 학살당한 분들의 어머니들과 함께 비를 맞으며 기념식에 참석할 때는 그에 대한 합당한 메시지가 나와야 되지 않을까?

그러나 대통령의 입에서는 아무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다. 어머니들은 대통령의 이 한마디를 기대했을 것이다.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 이 기대는 괜한 기대가 아니다.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은 어머니들을 배경으로만 이용했을 뿐 정작 어머니들이 원했으며 자신의 공약이기도 한 이 한마디를 끝내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하지 않는 것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집권기간이었던 지난 1년간 광주정신을 위협하고 훼손한 정부여당 인사들의 행태에 대한 사과와 반성도 없었고, 이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약속 또한 없었다.

어머니들을 자신의 이미지를 만드는 배경으로만 활용한 것이다.

그런데 추도식 이후 오월 어머니집을 찾아 오월 어머니들의 말씀을 들으면서 시사프로그램 진행자가 한 비 맞으면서 함께 걷는 것까지는 좋았다.”는 말도 잘못됐음을 알았다.

대통령이 광주를 찾으면서 오월 어머니들과 함께 행진하겠다는 의사를 표했고, 오월 어머니집에서는 정부여당의 5.18에 대한 폄훼와 혐오 발언에 대한 조치가 없으면 함께 할 수 없다고 했음에도 내부를 분열시키면서까지 오늘의 행사를 기획했다고 한다. 오월 어머니들에게 마치 모든 것을 해줄 것처럼 내부를 분열시켜 놓고도 정작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어머니들을 단지 배경으로만 이용한 대통령의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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