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두의 시시콜콜

플라워 킬링 문

여인두 2023. 11. 2.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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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내내 디카프리오와 로버트드니로의 연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오세이족과 몰리 일가족의 비극을 부제(副題)로 밀어내버린 두 배우의 연기에 3시간 반이라는 러닝타임이 순삭 지나가버렸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 결말이 갑자기 라디오극장으로 변하면서 이야기꾼이 등장한다. 이들은 백인 관객 앞에서 백인의 시각으로 인디언족인 오세이족과 몰리 일가의 비극을 서사하고 있는 것이다.
인디언의 비극을 다룬 영화가 왜 백인인 '어니스트 버그하트(디카프리오)'와 '윌리엄 헤일(로버트드니로)'에 포커스를 맞춰졌는지 짐작이 가는 결말부였다.

역사는 기록의 문학이다. 결국 누가 어떤 관점에서 기록하느냐에 따라 백인이 주인공이 될 수 있고 인디언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불행하게도 아메리카 역사는 백인에 의해 기록되었고 지금도 그렇다. 그렇다보니 아메리카 원주민의 역사 특히 백인에 의한 대학살의 역사는 찾아볼 수 없다. 아마도 감독은 이 점을 항의하기 위해 결말부를 이렇게 편집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이 결말부를 보면서 나는 '우리는 어떻게 기록될까?'를 걱정하고 있었다.
'나'는, 내 삶의 근간인 '진보정치'와 '정의당'은, 그리고 '대한민국'은...
지금처럼 터널속을 힘겹게 지나가는 정의당이 아니 진보정치가 제대로 기록될 수 있을까? 보수양당의 사가들에 의해 이리저리 편집되고 왜곡돼 기록되지는 않을까?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정의당의 노력이 성공해야되는데...

늦은 시간임에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 잠 못 이루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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