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이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 날 차디찬 아스팔트 위로 천막을 친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다.
부당노동행위임을 가려달라는 소를 제기해 승소했다.
그것도 지노위(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중앙노동위원회) 두 번씩이나 이겼는데...
이들은 왜 아스팔트에 또다시 천막을 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이겨도 이긴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 나라, 이 땅에 노동 계급이 탄생한 이후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부당한 처우를 당해도 말 못 하고 살아왔다. 심지어 일터에서 쫓겨나도 다 내 잘못이거니 하면서 체념했다.
노동운동이 그나마 힘을 발휘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변하기는 했으나 아직도 대다수 노동자들은 특히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은 변하지 않았다.
이들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이들이 거리에 천막을 칠 수 있었던 이유는 조직된 (비정규직)노동자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대삼호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파워공)였다. 근무 경력이 무려 20년이나 되는 숙련공이다. 그런데 2022년 현대삼호중공업의 5개 사내하청업체 파워공들이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투쟁을 이끌었다는 이유로 24년 일터에서 해고를 당한다. 해고의 외형상 이유는 사내하청 업체의 적자누적으로 인한 폐업이지만 이 업계를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조선업이 초호황기에 들어선 시기에 적자누적은 말도 안 된다는 사실을... 소위 업체갈이를 통한 표적 해고였다. 보통 업체갈이는 원청이 하청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진행된다. 업체갈이의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원가절감 또는 노무관리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 통상의 예이다. 업체갈이를 통해 조선업의 저임금 노동자들을 관리하고 혹시 모를 노동조합 결성의 움직임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것이 업체갈이다.
그나마 이들은 현대라는 대자본의 방해를 뚫고 지노위와 중노위에서 이겼다. 그런데 이겼으면 그 후속 조치로 당연히 따라와야 할 원직복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자본의 버티기에 국가기관의 결정문은 휴지조각이 돼버렸다.
이들이 천막농성을 시작한 이유이다.
최민수, 배준식 동지들 힘내시고 꼭 승리하시라...


'목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면의 봄 (0) | 2025.03.07 |
---|---|
'소도' 통갤러리 (0) | 2025.02.26 |
19차 목포시민문화제 (0) | 2025.02.22 |
세이브코리아 목포 집회 (0) | 2025.02.21 |
지방분권 (0) | 2025.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