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두의 시시콜콜

노회찬 정치학교 2강 김만권 교수님 강의를 듣고

여인두 2025. 7. 2. 12:32

디지털 능력주의 시대의 외로움과 민주주의

1. 디지털 기술, 능력주의, 외로움의 삼각구조
김만권 교수는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능력주의를 더욱 강화하고, 그로 인해 대다수 시민들이 고립과 외로움 속에 내몰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 외로움은 단지 정서적 문제가 아니라, 자아의 상실과 공동체적 연결의 단절이라는 정치적 위기이며, 결국 민주주의의 기반 자체를 약화시키는 구조적 문제다.

2. 능력주의는 누구를 위한 공정인가?
능력주의는 “보상은 능력에 따라 달라야 공정하다”는 신념에 기반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상위 1~5%의 소수만이 그 혜택을 누리고, 대부분은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의 사회 속에서 실패의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게 된다.
결국 능력주의는 실패한 자들에게 "네가 못났기 때문"이라는 낙인을 찍고, 도움을 요청할 권리마저 박탈한다.

3. 외로움의 사회적 기원과 전체주의의 그림자
외로움은 개인의 성향이나 심리 문제가 아니라, 근대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 능력주의의 확대 속에서 만들어진 사회적 조건이다.
한나 아렌트는 이러한 외로움 속에서 전체주의가 자양분을 얻는다고 말했는데, 김 교수는 이를 오늘날 우파 포퓰리즘의 부상과 연결해 설명한다.
자신의 실패를 사회구조가 아닌 타인(소수자, 외부자)의 탓으로 돌리게 만드는 이데올로기의 토양이 바로 외로움이다.

4. 디지털 시대, 양극화는 왜 심화되는가
①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소수만이 따라갈 수 있고
②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는 독과점을 강화하며
③ 중숙련 일자리는 사라지고 저숙련 노동은 늘어나며
④ 생성형 AI는 초고숙련 전문가만이 살아남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능력에 따른 분배”는 “극소수만 살아남는 구조”로 이어지고, 이 구조는 필연적으로 대규모의 고립된 대중을 만들어낸다.

5. 민주주의의 회복: 연결과 돌봄의 정치
김 교수는 외로움과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 ‘돌봄’을 새로운 정치의 핵심 가치로 제안한다.
돌봄은 단지 노인이나 아동을 위한 것이 아니라, 외롭고 고립된 시민 전체를 위한 사회적 연결의 기술이다.
돌봄 없는 사회는 배제와 혐오가 지배하는 곳이며, 돌봄이 있는 사회만이 민주주의를 지탱할 수 있다.

6. 결론
김만권 교수의 강의는 디지털 기술이 만든 고립과 외로움의 구조가 단순한 사회문제를 넘어 민주주의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능력에 따라 보상받는 사회’라는 말의 이면에, 도움을 청할 수 없게 된 사람들, 무임승차자로 낙인찍힌 사람들, 연결되지 못한 시민들의 고통이 가려져 있다.
돌봄 없는 능력주의는 결국 연대 없는 사회를 만든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쟁의 규칙을 조금 더 공정하게 다듬는 것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사회적 상상력으로 민주주의를 다시 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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