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공무도하가

여인두 2009. 12. 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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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無渡河歌(공무도하가)
여인두(6.15공동위원회 목포지부 집행위원장)

 

목포시민신문 webmaster@mokposm.com

 

公無渡河 (공무도하)님아 물을 건너지 마오. 公竟渡河 (공경도하) 님은 그예 물을 건너셨네.
墮河而死 (타하이사) 물에 쓸려 돌아가시니  當奈公何 (당내공하) 가신님을 어이할꼬.

지난 9월 6일 새벽 임진강에서 애끓는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가 구슬프게 울려 퍼졌다.
난데없이 불어난 물에 6명의 생떼같은 목숨이 스러져 간 것이다.

황강댐 방류, 이 사건 이후 언론은 북한의 의도적 방류냐 아니면 수위 조절을 위한 방류였느냐를 가지고 연일 논쟁하였고, 관계 공무원들의 근무태만과 무사안일에 대해 비난하였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본질은 관계 공무원들의 근무 태도와 북측의 방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지난 10여년간 故 김대중 대통령의 6.15 공동선언과 故 노무현 대통령의 10.4 선언을 통해 북측과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을 해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임진강 유역의 수해 방지를 위해 북측과 15차례의 실무 회담을 열어 이번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시절에도 수위조절을 위한 수차례 방류가 있었지만 인명피해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집권과 동시에 6.15정신과 10.4 선언을 전면 부정하고 상호주의에 입각한 실리 외교라는 명분으로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도외시한채 대결과 단절의 시대로 되돌려 버렸다.

이명박 정부의 남북 관계 파탄, 6.15공동선언 불이행으로 인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모든 조치와 대화마저 단절 되었다. 결국 이명박 정부의 6.15공동선언 불이행과 대북 적대정책으로 인해 안타까운 국민들의 목숨만 잃게 된 것이다.

이처럼 문제의 본질은 대화와 소통 보다는 대결과 적대정책으로 일관한 이명박 정부의 불통과 무대책에 있는 것이며 이러한 남북관계의 경색은 언제 어디서든 이번과 같은 불상사가 발생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말해주는 것이다.

이에 이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파탄난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단절된 남북간의 대화를 어떻게든 빨리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故 김대중 대통령 서거 후 북측의 조문단 파견등으로 꽉 막혀 있던 남북의 대화통로가 조금씩 열리고 있다. 잘 알려져있다싶이 이명박 정부는 북측의 조문특사단 파견에 대단히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적극적인 대화 제의와 행동으로 김대중대통령 서거 조문특사단 파견이 가능할 수 있었고, 남북대화 제의를 비롯해 개성공단과 관련된 12.1 조치 해제,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의 방북 선물, 추석 명절 기간의 이산 가족의 상봉등 모처럼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변할 수 있는 계기들이 만들어 졌다.

일련의 이러한 상황은 故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인 “6.15공동선언 이행 정신”과 자주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국민들의 염원이 담긴 희망의 메시지 인 셈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번 남북관계 개선의 호기를 놓쳐버리거나 국민들의 염원을 헌신짝처럼 벗어 던진다면 남북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의 공무도하가는 없어야 한다. 애꿎은 국민의 서러운 노래는 이번으로 끝내야 한다. 6.15공동 합의와 10.4선언의 이행만이 파탄난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우리 민족끼리’의 공존공영의 틀을 마련하는 길이며 6명의 안타까운 죽음앞에 속죄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젠 남북관계에서 이명박 정권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없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만이 이명박 정권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입력 : 2009년 09월 21일 1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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