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이 끝내 입을 다물었다. 12·12 쿠데타로 반란을 일으키고 광주를 피로 물들인 5월에 대한 사죄의 말 한마디 없이 갔다. 그러나 나는 사죄를 바라지 않았다. 다만, 죄값을 제대로 치르기를 바랄 뿐이었다. 역사의 단죄를 통해 본인을 성찰하고 그 잘못이 얼마나 씻지 못할 역사의 오점인지를 느끼기를 바랬다. 그래서 광주에 와서 큰소리치던 모습이 얼마나 부끄러운지를 스스로 알기를 바랬다. 기회는 사라졌다. 이제 영원히 역사의 용서를 받을 기회는 사라졌다. 성찰없는 죽음앞에 조의를 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벌써부터 보수언론에서 전두환의 공과가 어쩌고 저쩌고 떠들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에게 권한다. 전두환의 공과를 따지려거든 역사공부부터 새로 시작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