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두의 시시콜콜

이별할 준비...

여인두 2024. 5. 27. 17:57

책상을 정리하고 마지막 인사를 하려니 왠지 허전하다.
다들 이런 마음이겠지...

약속 없는 날,
텅 빈 집에 가기 싫다고
밤늦은 시간까지 너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던 날이 얼마나 많았니
그때마다 단 한 번도 싫은 기색 없이 내 넋두리를 다 받아줬던 너였는데
너 와도 이제 이별이구나

너에게 남아있는 내 흔적을 지우면서 한편으로 고마웠고, 또 한편으로 미안했다.
하필 나를 만나 가진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없었으니 너는 또 얼마나 답답했겠니...
그런데 너는 알까?
네가 답답해할수록 나는 절망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네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쩔쩔매던 내 모습 기억나지....
그 시간도 이제는 그리움이겠구나

나와의 이별 뒤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들랑
그의 영감이 되고, 그의 연인이 되어주렴
너의 존재로 인해 네가 있는 이곳이 다시 흥하고 흥하기를...
그리하여 모든 찬사는 너와 너의 새로운 파트너가 받기를...

그때 내가 너를 다시 찾아 오거들랑 외면하지 말고 너의 곁을 살포시 내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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