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 호우주의보까지 떨어졌다.
갈까? 말까? 30분을 뭉그적거리다가 비 오는 날 성산포가 보고 싶어 졌다. 그래 출발하자!
일단 출발하기로 한 이상 가방의 짐을 최대한 줄여야 했다. 사실 이틀간 너무 무거운 짐을 메고 다니느라 어깨가 빠지는 줄 알았다. 한 번도 쓰지 않은 필요 없는 것들을 너무 많이 가지고 다녔다. 욕심을 버리니 한결 가벼워졌다.
복장도 간편하게... 어제까지의 내 모습은 부르카를 걸친 이슬람 근본주의자의 모습이었다면 오늘은 반바지에 샌들이다. 우비만 아니면 누가 봐도 동네 건달이다.
201번 시내버스를 타고 금산목까지 1시간 20분을 가야 어제 중단했던 그 자리부터 다시 시작이다.
스님과의 어제저녁 공양은 30여년 전으로 되돌아간 젊음의 시간이었다. 스님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은 빛나는 청춘의 시기였기에 그때 그 일들이 우리를 파릇파릇 한 청년으로 되돌려놓았다.
어제저녁에 읽은 구절 '시간에 끌려다니지 말고, 시간을 부리는 생활인이 되라'
요 며칠 시간의 노예에서 해방되고 나니 삶이 무척 여유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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