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에서 김녕까지의 길은 고난의 길이다.
앞서는 이 없고 뒤따르는 이 없이 오롯이 혼자서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산길을 걸었다. 혹여 마주치는 이가 있다면 반갑게 인사라도 하련만 그마저도 없다.
산길에 외롭게 메여있는 리본이 없었다면 내가 지금 정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다.
단조로운 산길에서 사색 없이 반복적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데 갑자기 육중한 풍차가 길을 막는다.
풍차를 보니 돈키호테가 생각난다. 돈키호테는 풍차를 거대한 적(거인)으로 인식하고 로시난테를 타고 돌진했다지...
이 풍차 15기가 만들어내는 전력은 2만 5천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30만 메가와트라고 한다. 기후위기시대를 극복할 위력한 대안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풍차와 싸우는 이가 또 있다. 기후위기시대에 연간 1,300만 톤의 온실가스를 내뿜는 삼척화력발전소를 승인하고 원자력발전을 적극옹호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자꾸 후퇴시키는 윤석열이다.
소설에서의 돈키호테는 낙만적 공상가로 불리었지만 현실에서의 돈키호테는 그냥 미친놈일 뿐이다.
산길을 걸으면서 읽었던 한 구절 '하늘에서 보배가 빗줄기처럼 쏟아진다 하여도 자기 그릇만큼만 담을 수 있다'
1.5도 목표에 부합하는 탄소중립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햇빛과 바람을 자기 그릇 이상으로 담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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