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12월 3일부터 시작된 습관이다. 처음에는 계엄 상황과 이에 대응하는 시민들의 소식을, 다음은 체포 소식을, 오늘은 구속 소식을 기다리며......
윤석열 구속이라는 속보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100% 확신을 가졌지만 윤석열의 말처럼 "정치판 참 다이내믹하다"보니 혹시나 하는 생각도 없진 않았다.
사필귀정이다.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일이다. 사법체계마저 부정하며 버텼지만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 그럴수록 본인만 더 추해진다. 이제 마음을 비우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내 소박한 바람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것이었을까? 구속 소식이 전해짐과 동시에 폭도로 변한 일부 지지자들이 법원에 난입해 집기를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다.
걱정이 많아진다. 4년 전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사태를 보면서 트럼프처럼 다시 부활할 것이라는 영감을 받았을까? 그들의 행동은 대한민국이 그동안 소중히 쌓아 올린 민주주의 체제를 무너뜨리기라도 할 것처럼 거침이 없다.
윤석열은 지금 감옥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 바람처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보다는 극소수 열혈지지자들과 함께 부활을 꿈꾸고 있겠지! 나라야 결단이 나든 말든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살아왔으니까? 폭도들 소식을 들으면서도 '잘한다 잘한다'할 것이다.
혹자는 지금 이 상황을 접하며 내란 사태의 지속을 이야기하고, 또 다른 이는 파시즘 부활을 이야기한다. 세계적인 우경화 현상까지 빗댄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을 가진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난감해진다.
저들의 광기를 잠재울 민주주의의 회복은 헌재의 빠른 결정이다. 당분간은 나라가 좀 시끄러워지겠지만 헌재의 결정 후 조기대선국면으로 접어들면 저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새로운 리더 뒤로 줄을 설 것이고 윤석열은 과거로 전락 할 것이다.
그럼 우리가 남는다. 저들의 터무니없는 정권 재창출 야욕에 맞서 우리는 사회대개혁 깃발 아래 뭉쳐야 한다. 폭넓은 사회권이 보장되는 새로운 공화국(제7공화국)을 위해 광장의 시민들과 연대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조기대선에서 권력구조개편, 경제민주주의 확립, 지방분권 확대, 폭넓은 사회권 도입을 주장하는 세력이 모여 연합정부를 구성해 개헌을 통한 제7공화국 건설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는 이제 윤석열과의 싸움이 아니라 제7공화국 건설을 위해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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