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故 뜰시 분머걸(Tulsi Pun Magar)의 기자회견을 다녀와서 종일 착잡한 마음을 떨치지 못했는데 한 방 제대로 맞은 느낌이다.
나도 국회 언저리에 있어 봤는데 국회의원이 법안을 확인하지도 않고 표결에 임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국회의원은 바빠서 법안을 제대로 검토할 시간이 없다 쳐도 9명이나 되는 보좌관들까지 법안 검토를 안 했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거대정당은 모르겠지만 소수정당의 경우 중앙당 정책과 기획 파트 쪽에서도 법안검토가 이루어진다. 내 짧은 중앙당 생활에서의 겸험은 그렇다.
그런데 세명의 의원과 27명의 보좌관 그리고 중앙당까지 모르고 찬성버튼을 눌렀다면 직무유기 아닌가?
정상적인 입국절차를 밟고 들어온 뜰시 분머걸(Tulsi Pun Magar)도 견디기 힘든 생활이 이주노동자의 삶인데 단속반원에 걸리면 무기한 구금 할 수 있는 악법이 20개월까지 축소됐다고 해서 인간의 존엄을 강조한 헌법정신에 부합하는가?
며칠 전 불법체류자 단속현장을 영상으로 본 적이 있었다. 단속반원들이 들이닥쳐 식당문을 걸어 잠그고 신원확인절차 없이 외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덮치는데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이러한 체포와 심판의 절차 없이 이루어지는 최대 20개월의 구금이 민주주의 헌법 정신은 아닐 것이다.
실수도 반복되면 실력이라고 했다. 가덕도 신공항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실수인 것인지 실력인 것인지 아니면 한계인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