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진 대방출 20
닭 부화기를 빌려다가 청계닭 알 세개를 구해 부화시켰다. 그런데 그중 생명력이 강한 한 놈만 성공, 나머지 두개는 실패했다.
이 놈과 아파트에서 동거가 시작됐다. 그런데 닭은 사람 손을 타는 동물이 아니다보니 지마음대로 용변보는 것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어찌하랴 애들이 좋아하는데...
우여곡절 끝에 장성을 해 드디어 청계란을 얻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애가 너무 시끄럽게 우는것이 아닌가. 홰를 치는것은 아닌데 모양새가 숫닭일 것 같아 이웃집에 민폐를 우려해 닭장이 있는 아는 집으로 보냈다.
그런데 그집에 가자마자 알을 낳았단다. 알을 낳기위한 몸부림을 그저 시끄러운 소리로만 받아들인 집사의 무지를 탓 할 뿐이다.
아무튼 그집 닭장에서 처음에는 적응을 못해 주인집 안방을 차지했던 놈이 이제는 닭장의 왕고참이 되어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가끔 듣는다.
그리고 올 6월 여름맞이 대청소를 하면서 베란다에서 청계란을 발견했다. 시간이 지나 알 내용물은 하나도 없는 빈 알을 보면서 그놈이 얼마나 서운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산(?)의 고통도 몰라주고 내쫒기듯 정든 집을 떠나야 했을 그놈, 생각해보니 이름도 지어주지 않았다. 그때 그놈이 선물로 주고 떠난 소중한 알이기에 책장에 고이 모셔두고 있다.
- 20. 4. 16 -
'우리집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남 흑석산(여주형, 여정한, 여승준) (0) | 2021.08.05 |
---|---|
여승준 생일(여주형, 여정한, 여승준) (0) | 2021.07.29 |
작약(여주형, 여정한, 여승준) (0) | 2021.07.21 |
나불도 라벤더(여정한, 여승준) (0) | 2021.07.18 |
담양, 화순(여승준) (0) | 2021.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