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임을 위한 행진곡

여인두 2013. 5. 1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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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여인두 목포시의원

80~90년대 민주화운동을 경험했던 이들에게는 아픔으로 때로는 뭉클한 감동으로 남아있는 노래가 있다. 87년 6월항쟁때 전국방방곡곡에서 그리고 서울시청앞 광장 이한열열사의 장례행렬을 따라 100만 인파가 함께 눈물로써 부르던 노래가 바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서 군사독재를 비롯한 권위주의 시대의 부조리와 불합리에 맞서 투쟁하던 모든 민중들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주던 노래다. 어디 그뿐인가 5월 광주항쟁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바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이런 노래가 요즘 홍역을 앓고 있다. 다름이 아니라 국가보훈처에서 이 노래를 대신할 5월의 노래를 국민혈세 4,800만원을 들여 공모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지난 2008년 이명박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공식 식순에서 제외하더니 박근혜정부는 아예 새로운 노래를 들고 나올 테세다. 과연 그 노래가 얼마나 대중성과 역사성, 상징성을 담아낼 수 있을까? 1983년 5월 광주항쟁 기념식에서부터 불려졌고 그 후로도 수많은 대중들과 호흡하며 지평을 넓혀왔던 이 노래를 대신할 노래가 나올수는 있는 걸까? 설사 국가보훈처가 새로운 노래를 들고 나온대도 그 노래를 국민들이 외면해버리면 또 어떻게 되는걸까? 국가보훈처의 황당한 결정에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 전남도청에서 산화한 시민군 윤상원열사와 함께 들불야학을 하던 박기순열사를 추모하는 영혼결혼식 혹은 노래굿 ‘넋풀이-빛의 결혼식’를 준비하면서 만들어졌다. 윤상원열사는 전남대를 나와 은행원으로 일하다 사직하고 1978년 노동운동을 하면서 ‘들불야학’을 했고. 박기순열사는 ‘들불야학’과 노동현장에 있다 사고로 새상을 등졌다. 이 두열사와 5월 광주를 잊지 말자는 의지가 담겨있는 이 노래의 역사성과 상징성은 그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하기에 국가보훈처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차제에 이 노래를 광주민주화운동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자는 운동이 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때마침 목포에서 5.18민중항쟁 33주년 행사가 5월 17일 목포역광장에서 진행된다고 하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없는 5월은 5월이 아니다. 5월 18일 광주는 가지 않더라도 목포역에서 진행되는 5.18민중항쟁 33주년 기념행사에 다 함께 모여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불러보자.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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