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대학교 총동문회 동문회보에 실릴 칼럼입니다.
고사성어중에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라는 말이 있다. <예기(禮記)>에 나오는 말로, 가혹한 정치가 백성에게 주는 폐해를 뜻한다.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 말엽, 공자 일행이 태산(泰山) 근처를 지나는데, 한 여인이 "옛날에 시아버님이 호랑이에게 물려 가셨는데, 이번에는 남편과 자식이 모두 물려 죽었다."면서 울고 있었다. 공자가 그 무서운 곳을 왜 떠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녀는 이곳은 그래도 가혹한 세금에 시달릴 걱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공자가 "가혹한 정치는 백성들에게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라고 제자들에게 탄식한데서 유래된 이 고사성어는 정치가 국민들에게 어떠해야 하는 지는 잘 표현해주는 것이 아닐 수 없다.
2012년 임진년, 60년만에 돌아온다는 흑룡의 해를 맞아 다양한 희망의 메시지가 울려 퍼지고 있다. 그중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메시지는 위에서 언급한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하는 세상이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현 정부들어 4년간 우리국민들은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정치를 혹독히 경험했다. 용산참사, 명박산성, 광우병쇠고기 파동, 4대강, 강정마을, 디도스, 민생파탄, 물가고, 청년실업, 남북관계파탄, 한미 FTA, 인천공항에 이은 KTX 민영화, 날로 심각해지는 부익부 빈익빈, 그리고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에서 벌어지는 온갖 게이트들을 지켜보면서 아마도 국민들의 심정은 춘추전국시대의 저 여인과 같이 울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봉건영주나 왕들이 다스리던 그런 시대가 아니다. 국민들이 탐관오리를 피해 산속으로 들어가 화전을 일궈야 했던 무지막지한 시대가 아니라 SNS를 통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작은 힘을 모아 세상을 바꾸는 시대다. 비록 역사의 질곡에 빠지기도 하지만 금방 다시 일어서는 에너지 또한 충만한 시대인 것이다. 다행히 올해는 20년만에 총선과 대선을 같은 해에 치르게 되었다. 지난해 서울시장선거에서 보여주웠던 성숙한 시민의식과 2012년에 맞는 시대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더 이상 여인의 울음소리와 공자의 탄식소리는 들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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