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춘래불사춘

여인두 2013. 3. 2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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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여인두 목포시의원

 

지난 몇일간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불어닥쳤다. 입춘은 진작 지나고 우수, 경칩에 춘분까지 지났건만 갑자기 불어닥친 추위는 많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움츠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오즉했으면 옷장 깁숙한곳에 넣어두었던 내복까지 꺼내 입었으랴... 그러나 자연은 사계(四季)가 있어 혹독한 겨울이 지나면 이를 만회하기라도 하듯 풋풋한 생명을 키우는 봄이 뒤따르기 마련,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훈풍이 남쪽에서 불어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자연의 이치와 달리 인간사는 그렇지가 않나보다. 남북이 갈라선지도 어느덧 65년이 지났건만 아직까지도 겨울만이 계속되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 65년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분단의 고통으로 옴서리치며 살았으랴. 그런데 아직도 그 끝은 보이지 않으니 정말 질기디 질긴 혹한만이 계속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물론 계속 혹독한 겨울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어서 지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잠깐 봄기운이 돌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이명박정부때 더 매서운 한파가 불어닥치더니 박근혜정부 들어서는 마치 전쟁전야와 같은 설화들이 오가니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두렵기 그지없다. 지난 몇 달간 시베리아 삭풍과도 같은 매서운 말들이 남,북 당국자들 사이에 오갔다. ‘서울,워싱턴 불바다라느니 북 지휘부에 대한 원점 타격이라느니 전쟁을 전재로 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말들이었다. 말뿐만 아니라 실제 행동들도 있었으니 북의 미사일발사에 이은 유엔의 제재조치 그리고 그에 반발한 핵실험과 때를 같이해 실시한 한미키리졸브 군사훈련, 독수리훈련, 북의 무인 타격기 공개등등 끝없이 이어지는 남과 북의 군사력 대결은 이제 KBS등 방송국과 농협등의 전산망 마비 사태를 기점으로 이제는 사이버전쟁 운운하는 말까지 그야말로 전쟁전야를 방불케한다. 이러다가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기라도 한다면...... 정말 생각하기도 끔찍한 상상이다.

그런데 문제는 완충지대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말과 행동들이 그야말로 고슴도치처럼 상대를 위협하는 수준에서 끝내게 하는 그래서 실제 돌발사태가 발생하지 않게하는 장치들이 사라져가고 있는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남북 핫라인의 봉쇄다. 핫라인이 만능은 아니라 할지라도 상호 대화 채널을 유지함으로서 돌발사태가 더 큰 사태로 번지는 일을 막을 수 있는 유용한 장치이다. 이러한 핫라인의 봉쇄는 대화 자체를 거부한다는 의미여서 남북간의 대치국면을 더욱 장기화 시키는 결과를 초례한다. ,과 북은 더 이상 사태를 극단으로 몰고가지 말고 핫라인 개통을 비롯한 상호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어찌 우리 민족의 운명은 이리 박복하단 말인가. 개나리, 진달래 피는 봄이 왔건만 봄을 느낄수 없는 이 민족의 안타까운 현실이 이방인 흉노의 땅으로 시집간 한나라 원제의 후궁 왕소군의 서글픈 심정에 비하기는 마땅치 않으나 봄이 와도 봄을 느낄 수 없는 마음은 매 한가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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