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조회 시간에 나래비를 쭉 서 있으면 아저씨들 등짝에
하나같이 허연 소금꽃이 피어 있고 그렇게 서 있는
그들이 소금꽃나무 같곤 했습니다. 그게 참 서러웠습니다.
내 뒤에 서 있는 누군가는 내 등짝에 피어난 소금꽃을
또 그렇게 보고 있었겠지요. 소금꽃을 피워 내는 나무들.”
김진숙 '소금꽃 나무'에 나오는 소금꽃의 의미다.
최장기 해고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이 결정되었다.
무려 37년만에 꿈에 그리던 현장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노동자에게 해고는 단순히 일자리를 잃은 고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모든 관계를 끊어내는 행위이다. 즉 사회적 살인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은 노동자 한 명의 복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렇다고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국가폭력의 어두운 과거청산'이라고 과대 포장 할 내용도 아니다.
여전히 우리사회의 노동자들은 해고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다. 만약 지금의 한 노동자가 김진숙지도위원이 37년전 해고의 사유가 됐던 행위(1986년 어용 노조를 비판하는 선전물을 배포했다가 대공분실로 끌려가는 고초를 겪었다. 다섯 달 뒤인 같은 해 7월, 회사는 강제 부서이동에 반발하는 김 지도위원을 해고했다)를 한다면 여지없이 해고의 칼날을 피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노동 존중사회를 만들 것인지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 이후가 중요하다.
주 120시간을 아무런 생각없이 말하는 대통령후보가 있는 나라에서,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에서나 하는 것이라고 노동을 폄훼하는 대통령후보가 있는 나라에서, 과연 노동 존중사회의 꽃을 피울 수 있을지...
김진숙에게 반응했던 여론이 모든 노동자에게로 향할 때 노동존중 사회는 열릴것이다.
마지막으로 같은 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노예가 품었던 인간의 꿈. 그 꿈을 포기해서 그 천금 같은 사람들이 되돌아올 수 있다면, 그 단단한 어깨를, 그 순박한 웃음을,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다시 볼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습니다. 자본이 주인인 나라에서, 자본의 천국인 나라에서, 어쩌자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꿈을 감히 품었단 말입니까? 어쩌자고 그렇게 착하고, 어쩌자고 그렇게 우직했단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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