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이야기

놀고 있지만 말고 아버지 산소에나 다녀오라

여인두 2024. 6. 2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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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어머님께서 전화를 부쩍 많이 하신다. 그 대신 내 안부전화는 그만큼 줄어들었다.
중앙당 일을 정리하고 난 뒤 어머님 걱정이 또 하나 느셨다. 노인당에서 중간보스(요즘 노인당은 85세에도 왕보스가 못된단다) 이시지만 선거 때만 되면 민주당 등쌀에 아들이 정의당에서 일한다는 말씀도 못하시고 냉가슴만 앓고 계신 분인데 그 잘난 아들이 중앙당 일을 정리했으니 얼마나 걱정이 많으시겠는가!
아무리 걱정 마시라고 해도 앞에서는 그러마 하시고서 돌아서면 한숨이다.
어제는 어머님께서 광주로 호출하셨다. "놀고 있지만 말고 아버지 산소에나 다녀오라"는 말씀과 함께...
벌초할 때가 됐다는 말씀은 감추셨지만 55년을 모셨는데 그 뜻을 모르랴...
아버님 산소 시원하게 벌초해 드리고 어머니께서 저녁을 사주신 데서 따라나섰다. 내가 계산을 한다고 하니 자꾸 당신이 하신다면서 "그동안 고생했는데 에미가 밥 한 끼 사려고 불렀다"며 오히려 나를 타박하신다.
그동안 고생했다는 말씀에 내 몸과 마음은 무장해제되고 만다.
자존심도 강하신 분인데 그동안 이 아들 때문에 얼마나 마음을 많이 쓰셨을까?
'그동안 고생했다'는 말이 이렇게 울림이 큰 말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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