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몽사몽간에 스타렉스를 타고 8시간을 달렸다. 어제저녁 과음한 탓에 한 시간 늦게 출발한 죄(?)로 가이드가 시키는 데로 마트와 화장실 그리고 점심때 잠시 들른 현지 식당을 제외하고 차 밖으로 벗어나지 못했다.
종착점인 쳉헤르 온천 두트리조트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덕에 다행히 해 떨어지기 전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해 짐을 풀자마자 저녁 먹고 곧바로 온천장으로 향했다. 이날 저녁때 먹은 양고기가 이번 몽골 여행 중 먹은 마지막 양고기일 줄은 그때까지는 새까맣게 몰랐다.
온천수는 별 특이점은 없었다. 그러나 온천장 주변에 펼쳐진 관경은 환상이었다. 하늘에서는 매가 날고, 땅에서는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침엽수림 사이사이로 야크와 양, 염소, 말이 사이좋게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였다.
이 좋은 그림을 감상하면서 술이 빠지면 서운하지... 감상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알콜이 필요했던 우리는 게르로 돌아와 그동안 확인하지 못했던 우정을 확인하다 다시 온천에서 감흥을 충전하고 게르에서 우정을 확인하기를 여러 번 결국 광란의 밤이 되어버렸다는 후문이다.
다행히 이곳 게르에는 화로가 있어 따뜻한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