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가는데도 후텁지근한 날씨는 변함이 없다.
아이들은 기숙사로 떠나고 적막해진 집을 벗어나 아내와 함께 밤마실을 나선다. 딱히 약속이 없는 밤이라 발이 이끄는 대로 걷기를 시작한다. "최대한 거만한 자세로 걸으세요" 인천의 남송한의원 원장님 말씀대로 허리를 꼿꼿이 세운 자세로 산정농공단지와 노을공원 그리고 북항선착장까지 왕복 만보를 걸었다.
목포를 떠나 있었던 2년여 동안 산정농공단지에는 황톳길이 생기고 노을공원에는 스크린 로드(정확한 명칭은 알 수 없음, 두 번째 사진처럼 땅바닥에 영상 쏘는 장치, 사람들의 움직임에 반응함)가 설치됐다. 북항 선착장 맨 끝 풍차에서 바라다보이는 목포대교의 야경도 볼만하다.
집 주변에 이런 산책공간이 있는 것도 큰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