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팽목 기억 순례

여인두 2025. 3. 29. 16:57

팽목 기억 순례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이해 또 아픈 기억을 소환해야 할 시간이다.
특별법과 진상조사위, 사참위등 국가기관의 조사에도 아직 진상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대로 영영 묻히고 말 것인가? 304개의 별과 그 유가족들은 오늘도 진상규명을 위한 걷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하늘은 잔뜩 흐려있고 길가에 핀 개나리와는 어울리지 않은 찬바람이 길을 막아 나선다. 100여 명의 기억순례단이 기억의 숲을 출발할 땐 오락가락 겨울비와 함께였는데 팽목항에 도착할 때쯤 비와 바람은 잦아들고 따스한 봄볕이 반갑게 맞이한다.

이곳에서 저 멀리 보이지도 않는 맹골수로를 향해 얼마나 많이 외쳤었던가, 제발  살아만 있어 다오. 눈물은 바다가 되고 외침은 섬이 돼 점점이 박혔는데 아직도 대답은 들려오지 않고 침묵만이 흐르고 있다.
그렇게 재잘거리기 좋아하던 아이들을 침묵으로 몰아세운 어른들은 반성은커녕 지금도 아귀다툼에 여념이 없다.

세상은 언제쯤 바뀌려나, 이러다 영영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어쩌나, 엄마 아빠가 불쌍해,
별들의 소곤거리는 소리가 천둥처럼 크게 들려온다.
이제 제발 진실을 밝혀라! 우리가 봤던 잠망경(으로 추정되는 물체)은 무엇이고, 바닷속 깊은 곳에서 들려왔던 '쿵'소리는 또 무엇이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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