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이야기

자전거도로 설치 논란을 자초한 목포시의 졸속적인 전시행정을 비판한다!!

여인두 2010. 3. 11. 12:59

주민의견 수렴없이 마음대로 설치하고, 마음대로 뜯어고치는 자전거도로

자전거도로 설치 논란을 자초한 목포시의 졸속적인 전시행정을 비판한다!!

 목포시가 추진하고 있는 자전거전용도로 개설사업과 관련하여 최근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목포시는 국도비 등 18억 2천만원을 들여 연동광장에서 도청입구 사거리(백련로) 등 6.8km 구간에 자전거전용도로를 조성하고 있다. 목포시의 당초 계획은 기존에 설치했던 보행자자전거겸용도로와는 다르게 인도 및 차도와 구분되도록 편도 4차로 중 갓길 1차선을 경계형 화단으로 분리해 자전거전용도로를 설치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목포시가 자전거전용도로 설치계획을 변경했다. 교통혼잡 불편 등의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교통혼잡 구간은 차도 대신 인도에 자전거도로를 설치하는 한편, 차도에 설치하는 구간에 대해서도 경계석을 철거하고 노면 색깔만 바꾸기로 한 것이다. 사업초기 ‘친환경 녹색도시’를 내세우며, 자전거전용도로 설치는 자동차 위주의 교통정책에서 친환경 녹색 교통정책으로의 전환이라며 거창하게 의미부여를 했던 목포시 스스로도 무색해 할 수준의 사업변경이다.
 
 자전거전용도로는 말 그대로 자전거만 통행하는 도로다. 그러나 목포시가 추진하는 자전거도로는 자동차와 자전거, 보행자와 자전거가 혼합된 ‘무늬만 자전거전용도로’,
'개념 없는 자전거전용도로‘다. 차도 대신 인도를 좁힘으로써 보행자의 쾌적하고 안전하게 걸을 권리를 침해하고, 차도의 경계석을 철거하고 노면색깔만 바꾸는 일은 자전거이용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운전자의 편의도 보장할 수 없어 어떤 정책효과도 기대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평가한다. 변경된 안은 기존에 설치되어 있던 자전거도로와 다를 바 없는 것으로 공연한 일에 예산만 쓰는 꼴이다. 무엇을 위해, 왜 자전거전용도로를 만들고자 했는지 목적의식이 사라진 듯하다.

자전거전용도로 설치와 관련하여 시민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에 따라, 거주지역에 따라, 선호하는 가치에 따라 사업에 대한 찬반이 엇갈릴 수 있다. 친환경 교통수단만을 강조할 수도 없으며, 자동차 위주의 편리성만 고집할 수도 없다. 따라서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예상되는 문제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는 과정이 사업 시행 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했다. 교통혼잡 등 예상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한 계획과 검증을 거쳐 설계에 반영해야 했고, 주민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목포시의 정책목표에 맞지 않아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은 설득과 홍보를 거쳐 사업을 진행해야 했다.

 그 동안 시민단체에서는 목포시가 처음으로 만드는 자전거전용도로이니 만큼 시민들이 구간선정, 도로설계 과정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민들이 설계과정부터라도 참여했다면 사업의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고, 시공 막바지에 설계를 변경해야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작년에는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민간주도로 자전거축제까지 개최하면서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목포시의 정책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자전거문화 확산에 역행하고 있다.

 특히 목포시가 주민의 민원제기 때문에 급하게 발표한 개선안은 ‘국토해양부, 자전거도로 시설기준 및 관리지침’에도 어긋나고, 시민안전을 크게 위협하는 졸속적인 방안에 불과하다. 정부지침에서 자전거전용도로는 연석, 가드레일, 식수대 등으로 차도와 자전거도로를 입체적으로 분리하도록 하고 있는데 반해 목포시는 차도와 자전거도로를 노면색으로만 구분하고 있어 지침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심각한 교통안전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생각된다.

 목포시는 졸속적인 사업 추진에 대해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어떻게 해서 이 지경까지 왔는지 경위를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 전시행정으로 시민의 환심을 사려는 태도에서 벗 어나 사회적 합의에 의해 자전거전용도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1. 목포시는 주먹구구식 자전거전용도로 설치사업에 관한 모든 절차를 일체 중단하라.

2.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수렴을 위해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사회적 합의를 통해 자전거전용도로를 설치하라

3. 목포시는 자전거문화 확산을 위한 실효성있는 대책을 수립하라.

2010년 3월 11일

목포자전거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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