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kbs광주 남도투데이 인터뷰-한빛1호기 수동정지 사건

여인두 2019. 5. 24. 17:53

KBS 1R

투데이

<투데이 초점>

방송일

2019524일 금요일

제 작

임정섭 프로듀서

진 행

임정섭 아나운서

구 성

김상은 작가

 

한빛원전 1호기 수동정지 사건. 많은 분들이 놀라셨을 텐데

정의당 전남도당에서는 이 사건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저희 전남도당은 이번 한빛 1호기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이 지금까지도 원전을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라고 주장하시는 분들께 널리 알려졌기를 바랍니다. 정말 원전이 안전한지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더 큰 문제로 번지지 않아서 다행이지 정말 생각하기도 무서운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었습니다. 특히 운영기술지침서가 방대해서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답변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정의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법령 위반을 감독하고 사고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오히려 부실하게 관리하고 안일하게 대처한 점등으로 봤을 때 원전을 관리·감독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권한 역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2. 이번 사건을 정리를 좀 해보죠. 어떤 과정에서 발생한 건가요?

(원자로 열출력이 제한치를 초과해 18%까지 치솟았지만

대체가 미흡, 열출력이 무엇이고, 어떤 상황인지 풀어서 설명해주세요)

이해를 도와드리기 위해서 비유를 해보겠습니다. 우리가 집에서 찌개나 국을 끓여먹으려면 뭐가 필요합니까? 도시가스라든가 LPG가스가 필요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원자력발전이라고 부르는 이 핵발전의 경우에는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이라고 하는 연료가 필요합니다. 이 연료는 1만분의 1초 속도로 반응하는 핵분열을 일으켜 에너지를 발생합니다. 동일한 질량의 다이너마이트 보다 1만배나 큰 폭발력으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집에서 요리를 하다가 깜빡 잊고 찌개가 넘친다면 얼릉 가스를 잠그면 됩니다.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핵발전은 다릅니다. 한번 넘치면 사실상 통재불능의 상태로 빠져버립니다. 그래서 통재불능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제어봉이라는 것을 두는데 이것이 원자로의 출력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이 출력이라는 것이 제한치인 5%를 넘어 18%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갔다는 점, 또 그런 상황에서 12시간이 지나서야 조치를 취했다는 점, 면허가 없는 무자격자가 운전을 했다는 의심점 등이 있습니다. 저는 잠시 방심하면 정말이지 큰일이 날 수 있는 원전이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될 수 있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한빛1호기에서 40km만 가도 바로 광주입니다.

 

3. 원자로 열출력이 18%까지 올라갔다는 건데,

이게 어떤 의미입니까?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통제불능의 상태까지 갈 수도 있었다라는 의미입니다. 지금 관계당국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니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말을 하지만, 역으로 사고가 났으면 어떻게 됐겠습니까?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을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실제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인터뷰를 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요.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는 핵분열을 조절하면서 원자력발전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핵분열을 조절할 수 없다면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같은 크기의 다이너마이트 1만배나되는 폭발력을 통제할 수 없다면 어찌되겠습니까? 사고가 안 나서 그래도 다행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규정된 상한치가 5%입니다. 그런데 그 5%를 훨씬 초과해서 열출력이 18%까지 올랐습니다. 원자로가 날아 갈수도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체르노빌 사고가 그랬습니다. 체르노빌 사고의 원인은 일반적으로 원전사고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원자로 심의 냉각 기능의 문제가 아닌 원자로의 급격한 출력폭주로 인해 원전이 폭발을 하게 된 것입니다.

 

4. 그런데 더 문제가 되는 것이... 사건 당일 한빛원전 1호기 열출력이 급상승하고 있을 때 제어봉을 원자로 조종 면허도 없는 직원이 조작했다고요. (원자력 제어봉 역할, 관리 감독 문제 등)

그렇게 알려졌습니다. 처음 대답도 알아보겠다는 거였으니까요. 최근에는 조종면허가 있는 자격자가 무자격자 옆에서 관리감독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현재 규정상에는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궁금합니다. 왜 면허가 있는 운전자가 핸들을 잡지 않고 보조석에 관리감독을 했는지(, 실제 그 곳에 발전팀장이 있었기는 한지.)궁금할 따름입니다. 마치 관광버스를 운전하는데 운전면허증이 없는 조수가 운전을 하고 기사는 옆에서 말로 좌회전, 우회전, 스톱, 출발 뭐 이런식이라는 건데 30여명이 탄 버스도 그런 일을 상상 할 수도 없는데 핵을 다루는 곳에서 그런 일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행해지고 있다면 이건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5. 사실 한빛원전의 크고 작은 문제가 드러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지침을 따르지 않거나, 조작 오류 등.. 크고 작은 사고들)

, 그렇습니다. 86년에 처음 가동을 시작하면서 그 해에만 딱 8번 가동을 중지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들, 예를 들면 공급팬에서 연기가 난다거나, 차단밸브가 고장난다거나 터빈정지 신호가 오작동한다거나 정말 여러가지 문제들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게 한빛원전 전체를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번 문제가 발생한 한빛1호기, 딱 이거 하나가지고 이야기를 해도 그렇다는 겁니다.

 

6. 사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즉각적으로 발표가 나와야 하는데

이번에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뒤늦게 알려졌어요.왜 이런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세요?

저는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발생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만드는 것인데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은폐하고 감추려고 하고, 이게 도대체 있을 수 있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일이 왜 발생했느냐, 이건 사실 추측의 영역입니다. 합리적으로 해보죠.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이야기하면서 신고리공론화도 진행했었습니다. 이후에 자유한국당을 포함해서 탈원전을 하면 전기료가 오른다더라, 우리나라 기술이 없어진다더라 이런 주장들이 지금까지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안전하고 깨끗하다고 지금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원자력이 이렇게 위험하다고 알려지면 안되지 않았을까요? 이런 상황에서 알리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사태가 심각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를 이야기하셨는데요, 최근 전라남도가 원전관리를 원자력안전위원회 뿐만아니라 지역에서도 원전관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였는데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7. 한빛원전 1호에서 벌어진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을 보면

규정을 무시한 원전이 여기 하나 뿐이었을까, 싶은데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사상 처음으로 특별사법경찰투입을 결정했다고 하는데 어떤 부분을 집중 수사해야 할까요?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살펴봐야겠죠. 우선 제대로 조치하지 않고 시간만 보낸 이유는 무엇인지, 사고 발생이후 알려지기까지 10여일이 지났는데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조사해봐야 합니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무자격자의 조작이나 면허를 가진 사람이 실제로 옆에 있었는지, 왜 본인이 하지 않았는지 합당한 해명이 있어야합니다. 만약 사건을 은폐하려던 시도가 있었다면 이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8. 인근 주민들도 이 사건을 보고 불안해하고 있는데

이 시기에 어떤 안전점검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세요.()

우선 이 말씀부터 드려야겠네요. 어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한빛원자력본부에서 입장문을 냈습니다. 안타깝다고요. 그런데 안타까운 이유가 한빛1호기 현안이 지나치게 과장되고 자극적이라는 이유입니다. 저는 잘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사건의 중대성은 둘째로 치더라도, 이러한 사건사고가 한 두 번 발생하는 것도 아닌데 인근 지역주민이 당연히 불안감을 느낄 수밖게 없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아니야, 불안해하지마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안전점검과 대책이야기 하셨는데요. 당연합니다. 국내 원자력시설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원자력 발전의 비경제성, 위험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고, 무엇보다 이를 관리감독하는 주체들, 권한의 문제를 다시 한번 짚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빛 1호기를 포함해 사용기한이 지났거나 노후화된 원전들에 대한 가동중단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