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이야기

목포시 재난지원금 4

여인두 2021. 2. 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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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목포시의회에서 목포시 재난지원금 관련 원포인트 회의를 진행한다.

지난 1월 27일 목포시는 전 시민을 대상으로 1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더불어 종교시설 550곳과 전세버스 종사자 230명에게도 50만원씩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목포시는 이 발표를 하면서 아마도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 지도 모른다. 그동안 목포보다 제정자립도가 열악한 인근의 시·군에서 조차도 재난지원금을 지원했는데 목포시는 살림이 어렵다는 핑계로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하는 시민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이 한방으로 날려버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아마도 지금과 같은 논란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목포시 입장에서는 지금과 같이 종교시설에 대한 지원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당혹스러울 것이다. 작년에 다른 시군에서도 종교시설에 대한 지원이 있었는데 그때는 아무 문제가 안됐는데 유독 목포만 이런 문제제기가 있으니 얼마나 황당할까?

그런데 목포시는 이러한 논란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정책은 타이밍이라고 했다. 그런데 목포시의 발표는 몇가지 타이밍을 놓친 결과 논란을 자초하고 말았다. 첫째, 시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라기 보다는 뒷북 행정에 가까웠다. 이미 지난해 타 시·군에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 목포시민들도 거센 요구가 있었다. 그런데 그때는 목포시 살림이 어려워서 지원할 수 없다고 말도 못꺼내게 하더니 의회등과의 사전 교감도 없이 갑자기 재난지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를 했다. 군불을 지피면서 여론의 추의를 살피고 정책을 다듬는 일차적인 여론수렴의 과정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를 해버린 것이다. 그러다 보니 궁금증이 뒤따른다. 작년과 올해 목포시의 재정 여건이 달라졌나? 필경 작년보다 세금은 덜 걷혔을 것이고 재정 여건 또한 더 어려워졌을 것인데 작년에는 달라고 해도 안주던데 올해는 갑자기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 시장과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들이 말하는 선거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뒷북 행정이 나은 논란에 불통 행정이 기름을 부었다고나 할까. 결국 선제적인 조치가 아닌 이상 다른 지역의 정책을 따라할 때는 좀더 신충한 검토가 필요했다.

 

목포시가 놓친 둘번째 타이밍은 종교시설에 대한 지원이다. 물론 목포시는 다른 시·군도 종교시설에 대한 지원을 했는데 왜 목포에서만 유독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한다. 그런데 목포시의 항변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다른 지역에서 종교시설에 대한 지원에 있어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다른 시·군의 종교시설 지원 시점은 대체로 작년 6월에서 8월에 집중되었다는 사실이다. 그 즈음은 코로나 재난의 초창기였고, 신천지의 문제는 있었지만 대다수의 종교시설 특히 교회등에서 지금과 같은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당연히 문제제기는 금방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종교시설에서 방역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종교시설에 지원해주자고 하니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집합금지 조치가 계속 연장되면서 지역 소상인들의 불만이 더욱 고조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에 대한 조치는 없이 갑자기 종교시설에 대한 지원을 발표하니 불난집에 기름붓는 격이 되버렸다.

 

셋째, 종교시설에 대한 지원이 문제가 된 이후 목포시는 이를 정치적 음해로 치부해버렸다. SNS상에서 다양한 대안이 나왔는데도 그에 대한 검토 또는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목포시가 이미 발표한 이상 되돌릴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논란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충분히 있었다. 시민들은 종교시설에 대한 지원은 전면 중단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재난지원금의 취지에 따라, 대형교회는 제외하고 50평 미만 또는 50인 미만의 종교시설에 지원하자는 의견들도 있었다. 목포시가 이러한 시민여론을 수렴해 대형 종교시설의 목회자들과 충분히 협의해서 대안을 제출했다면 아마도 종교시설 지원 논란은 수그러들고 목포시도 살고 종교시설의 체면도 살지 않았을까? 목포시의 무능 행정으로 대형교회들은 가만히 앉아서 욕만 얻어먹고 말았다.

 

지금 이순간 목포시의회에서 심각하게 토론이 진행될 것이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날지 자못 궁금하다. 시의회가 과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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