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한파

올해는 다행히 수능 한파 없이 지나갔다.

대학입시가 지금과 같이 수능으로 바뀐 이후 한파주의보가 내린 날은 98년 딱 한 번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 영하로 떨어진 날도 28년 동안 7~8차례밖에 없었다니 수능 한파는 좀 과장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아침 일찍부터 떨리는 마음으로 고사장으로 향하다 보니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그것은 칼바람이었을 것이다.

내가 대학입시를 치를 때는 선지원 후시험이었다. 고3때 전·후기 다 떨어지고 재수하면서 만신창이가 된 기분으로 대학 시험을 보러온 청계의 칼바람을 잊을 수가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청계의 칼바람은 매섭기 그지없었다. 지금과 달리 휑했던 캠퍼스에 바닷바람이 섞여 불어대는 칼바람은 그렇지 않아도 꽁꽁 언 수험생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오늘 모든 수험생들이 시험이 끝난 뒤 행복하기를 빈다.

세계적으로 이렇게 혹독한 입시경쟁을 치르는 나라도 없겠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가 수험생들에게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기에 모두가 자기가 바라는 결과를 안고 나오기를 바란다.

혹 그렇지 않더라도 좌절하지 마시라. 그것은 어른들이 말하는 실패가 아니다. 비록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세계관은 실패는 좌절로 연결되지만 젊은 청춘들은 실패를 또 다른 도전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미 2030 선배들이 기성세대의 문법에서 탈피해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고 있지 않는가!

2030세대로 막 진입하는 오늘의 수험생들이 펼칠 미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