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두의 시시콜콜

붕어빵

여인두 2021. 11. 30. 10:56

어제 저녁 붕어빵이 갑자기 먹고 싶었다. 그런데 동네에 붕어빵 파는 노점이 없다.

겨울에 붕어빵이 사라진 거리는 더 이상 옛 정감이 없는 밋밋한 거리가 돼버렸다.

 

붕어빵이 왜 사라졌을까? 그것은 원재료가 너무 올라서다.

현재 팥 시세가 40kg26만원이다. 그런데 최근 5년간 팥 평균 시세는 164천원이었다. 무려 10만원이 올랐다.

그러니 붕어빵이 두 개에 천원으로도 마진이 맞지 않아 붕어빵을 팔면 팔수록 손해다. 그렇다고 붕어빵을 한 개에 천원에 팔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붕어빵 장사를 포기한다.

 

여기서 심각한 문제는 식량 자급률이다. 팥은 주로 한··3국에서 소비하는데 재배는 중국에서 도맡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67%의 자급률이었는데 최근 10~20%(출처에 따라 약간씩 자급률이 다름)로 급락했다. 그러다보니 중국이 팥 가격을 올리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어디 그것이 팥뿐이겠는가? 우리나라 곡물자급률 20.2% 그나마도 쌀을 빼면 2%~5%대로 확 떨어진다.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사회는 냉정하게 돌아간다. 한때 세계적인 메이저 곡물 공급회사들이 남아도는 곡물을 기아상태에 허덕이는 제3세계 국가들에게 무상으로 주느니 태평양에 버렸다는 이야기가 있듯 식량 문제 역시 철저히 이윤추구의 논리로 돌아가는 세상이다. 다시말해 식량안보는 곧 국가안보와 직결된다. 우리나라가 비록 쌀 자급률이 92%라고는 하지만 쌀 이외의 다른 작물 자급률이 2% 내외에 불과해 향후 붕어빵처럼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것들이 또 나올 것이다.

그런데도 곡물 자급률을 높이려는 정책은 찾아볼 수가 없다.

 

지난 19대 대선 TV토론회때 농업문제가 다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유일하게 정의당 심상정후보가 농업문제를 가지고 한마디 한 것이 화재가 될 정도였다. 이번 대선에서 대통령후보들은 식량문제, 농업문제, 농촌문제에 대해 어떤 혜안을 가지고 나설까?

 

붕어빵이 먹고 싶었는데 정작 먹고 싶은 붕어빵은 못먹고 골치 아픈 생각의 나래만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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