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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1 4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

원명선원 앞산의 봉우리가 사라봉이라는 곳이다. 제주에서 경치가 좋기로 유명한 10곳을 영주 십경이라고 부르는데 1경이 성산일출이고 2경이 사봉낙조라고 한다. 바로 그 사봉이 사라봉이다. 그런데 사라봉을 넘으면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이 있다. 4ㆍ3 당시인 1949년 1월 4일과 5일 양일간에 걸쳐 67가구를 모두 불태우고 학살한 곳으로 지금은 터만 남아있다. 육군의 전신이었던 국방경비대에 의해서 벌어진 만행은 주로 중산간마을(제주도 중산간 지대 마을)에 집중되었는데 이곳은 해안가 마을로서는 최대로 피해가 컸다고 한다. 그런데 스님의 설명을 듣자니 슬픔을 넘어 울화통이 터진다. 당시 1월 4일 오전 마을 근처 지서(파출소)에 돌멩이가 하나 날아들었다. 이미 돌멩이를 던진 사람은 사라졌는데도 지서 경찰들이 지..

삼성 선풍기 SF-1403W

이 선풍기 기억나시나요? 삼성 선풍기 SF-1403W 40년 됐답니다. 그런데 우리 집에 있는 선풍기보다 더 깨끗하고 작동도 이상없이 잘됩니다. 바람도 지금의 떱떱한 바람이 아니라 40년전 신선한 바람이 불어 오는 것 같습니다. 원명선원 사무장님이 쓰시는 선풍기인데 사무장님의 꼼꼼한 성격을 알 수 있는 물건입니다. 호기심에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는데 너무 오래전 제품이라서 그런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요즘 고가의 핸드폰도 수명주기가 2~3년에 불과한데 35년이라니 믿기지가 않아 사진에 담았습니다. 사무장님께 삼성에 연락해 보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마도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요?

21코스 종달리

21코스 마지막 종달리에 도착했다. 우비와 우산을 챙겨주신 혜오스님 덕에 호우경보를 뚫고 무사히 올 수 있었다. 그런데 나보다 더 강적을 만났으니 네번째 사진에 있는 두 사람은 이 장마통에 우산도 우비도 없이 맨몸으로 이 코스를 밟고 있다. 해상특보가 발효돼 우도로 가는 배는 멈춰있고 텅 빈 종달항 대합실은 굳게 닫혀있다. 성산 일출봉까지 가는 것은 포기하고 대신 멀찍이서 찍은 사진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종달항에서 18~21코스 종주 기념으로 먹는 라면이 그야말로 꿀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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