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두의 시시콜콜

김종수 목사님 1주기에 부쳐

여인두 2024. 6. 3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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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그는 내게 또 다른 김현삼이었습니다.
김현삼이 그랬던 것처럼 김종수도 내게 온갖 숙제를 남기고 떠나갔습니다.
내 인생에 아주 잠시 스쳐간 두 김목사로 인해 나는 비 오는 밤 잠 못 이루고 있습니다.

김현삼 목사님 당신은 죽동에 핀 꽃으로 가난한 이들의 벗이었으며 민주화 투쟁의 전사였습니다.
김종수 목사님 당신은 역사의 증언자로 차별받는 이들의 든든한 우군이었으며 평화와 통일의 꽃이었습니다.

두 목사님이 죽동교회와 산돌교회로 이어지는 30여년의 세월 속에 40대 김현삼과 60대 김종수는 제게 스승이요 어미였습니다.
김현삼 목사님을 따라 30년을 살았는데 그것도 모자라 김종수 목사님을 따라 또 30년을 살라고 하니 너무 가혹합니다.

그러나 이 가혹한 형벌을 달게 받겠습니다.
별이 되신 두 목사님의 시선 끝에 머무른 세상이 바로 제가 꿈꾸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목사님 그 세상은 빈자와 부자가 함께 어우러져 웃음꽃이 화짝핀 죽동이겠지요.
목사님 그곳은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과 멸시가 사라진 대동세상이겠지요.

제게는 지금 강 같은 평화가 필요합니다.
요동치는 파도와 급변하는 난기류 속에, 이 한 몸 가눌 수 없는 세상에서 두 목사님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들려주시는 평화의 노래가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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