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차 목포시민문화제에서 대표발언을 했다. 원고없이 하다보면 중언부언을 하게돼 원고를 준비했다. 아래는 어제 발언 내용이다.
오늘은 춘분입니다.
윤석열 파면투쟁이 일상이다 보니 날이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춘분이면 한창 봄을 즐겨야 할 시간에 오늘도 이렇게 광장에 나와주신 시민 여러분의 열정에 늘 감동합니다.
날씨도 많이 풀렸습니다. 풀린 날씨만큼이나 여러분들의 마음도 풀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저는 두 가지 말씀은 드리려 이 자리에 섰습니다.
첫째는 헌법재판소의 직무유기에 관한 말씀이고, 다음은 그래서 더욱 필요한 사회대개혁에 대한 말씀입니다.
12월 3일 온 국민은 텔레비전을 통해 내란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속속드리 드러난 소름 돋는 음모들도 지켜보고 있습니다. 어제 저 전광판을 통해 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육군은 종이관 3,000개를 준비하려고 했습니다. 그 관이 실제로 쓰이지 않아 다행이지 실제로 쓰였다면 그 관 안에 누가 들어갔겠습니까? 국민이 직접 뽑은 국회의원들과 윤석열에게 반기를 들었던 인사들, 사회에 영향력이 있는 시민단체 대표들... 아마도 이 자리에 계신 분들 중에서도 몇 분은 그 끔찍한 상황에 직면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아파치 헬기를 서해 5도 상공에 띄워 전쟁연습을 하면서 북한의 도발을 유도했다고 합니다. 비상개엄 발표 불과 며칠 전에 말입니다. 만약 북에서 대응사격을 하고, 우리 군인이 숨지거나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면 윤석열 정부는 어떻게 대응했겠습니까. 곧바로 대응사격과 함께 전쟁국면으로 전환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12월 3일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해 노상원이 메모장에 적은 끔찍한 내용들이 현실화 됐을 것입니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도대체 헌법재판소는 왜 판결 기일을 잡지 않고 있은 것입니까? 이해할 수 없습니다. 헌재가 노벨문학상을 타기 위해 결정문을 다듬고 있는 것도 아닐 테고, 온 국민의 답답증만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헌재도 직무유기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러나 저는 헌재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리라고 믿습니다.
여러분도 믿습니까?
두 번째 말씀드릴 내용은 사회대개혁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시민문화제의 재목이 무엇인지 알고 계십니까? 윤석열 파면과 사회대개혁을 위한 목포시민문화제입니다.
우리는 8년 전 박근혜를 파면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도 촛불진영에서 11대 사회대개혁안을 만들었고 당시 문제인 대통령후보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됐습니까?
지금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 바로 그 결과입니다. 문제인 정부는 국민들과 약속했던 사회대개혁을 실현하기는커녕 자신들의 집권 연장에만 혈안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윤석열이라는 괴물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한 번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사회대개혁이라는 과제를 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우리에게 쉽게 오지 않을 이 기회를 놓치면 또다시 제2, 제3의 윤석열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회대개혁이 무엇이냐? 시간이 없어 구체적으로 말씀은 못 드리겠습니다만, 가장 기본적인 것 한 가지만 말씀 드리자면 시민들의 참정권이 제대로 보장되는 것입니다. 정치 영역에서는 주민소환제등 직접민주주의가 강화되는 것이고, 경제 영역에서는 부의 재분배를 통한 불평등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대가 우리 사회를 망친다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는 지금 1등을 만드는 교육이 아니라 민주시민을 만드는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서울대 못 간 놈의 어깃장이 아니라 평생을 1등만 해본 사람들, 1등으로 대우만 받았던 사람들이 2등과 3등 그리고 꼴등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마치 양반사회의 양반들이 민중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러한 사회대개혁을 추진하려면 많은 반대에 부딪칠 것입니다. 특히 혁명 상황이 아닌 가운데에서는 더욱 반대가 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겨내야 합니다. 광화문에서 100만이 모이고 200만이 모이는 수준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대안 사회를 위해 모이고 또 모여야 합니다. 그 자리에 민주당이 따로 있지 않고, 정의당이 따로 있지 않고,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시민사회 역시 마찬가지고 여기 모이신 모든 분들도 함께 하실 때 그나마 사회대개혁의 가능성은 조금이라도 열릴 것입니다.
마무리하겠습니다.
윤석열 파면은 확실히 됩니다. 헌재재판관들이 바보들이 아닌 이상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판결문은 확실합니다. 믿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그 이후 우리가 할 일은 어려운 길이지만 사회대개혁의 길로 들어서야 합니다. 대통령 한 명 바꾸자고 지난 110여 일간 혹한을 뚫어가며 광장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에서 살고자 하는 염원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구호로 정리하겠습니다.
헌재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광장 시민의 힘으로 사회대개혁 실현하자!
끝까지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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