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통령후보와 함께 여수 고교 현장실습생 사고 현장인 이순신마리나 정박장을 찾아 故홍정운군의 명복을 빌었다.
사건이 발생한 이후 내용을 파악하고 성명서를 쓰면서 느꼈던 분노 그 이상의 분노를 오늘 현장에서 느꼈다. 잠수작업을 시킬 수 없는 고등학생 실습생에게 잠수작업을 시키면서 잠수전문가들이 차는 납 6㎏보다 두 배나 무거운 12㎏의 납덩이를 차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홍군의 아버님 말씀을 들어보니 홍군은 그 납덩어리를 차고 바다로 들어감과 동시에 그대로 가라앉았단다.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무게의 납덩이에 매달려 얼마나 발버둥 쳤을까? 그런데 나를 더욱 분노케 한 사실은 바로 옆에서 그것을 지켜보던 사장은 뛰어들어 구출하려 하지 않았단다. 결국 다른 사람이 뛰어들었으나 그때는 이미 수심 8미터(일반 잠수사가 내려갈 수 있는 최대 깊이)이하로 내려간 뒤였단다.
이것은 사고가 아니다. 살인이다.
사람의 생명이 이렇게 가벼이 다뤄지는 현장에 그것도 교육이라는 허울을 씌우고 우리 아이들을 보낸다니 도대체가 말이 되는가.
고등학생들의 현장실습은 더 이상 교육이 아니다. 값싼 노동력을 제공받는 용역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인솔교사도 없이, 산업안전보건법도 휴지조각으로 취급하면서 현장실습계획서에도 없는 일을 시킬 수 있단 말인가? 이러한 현장실습은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
어제 유은혜 교육부총리가 내려와 철저히 조사해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 모양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지난 2017년 제주도에서 현장실습 도중 숨진 故이민호군 사건때와 너무도 똑같은 말이다. 어째 정부는 사람이 죽어가는데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정말 이번에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기 바라는 시민들의 바람이 헛된 바람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