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나중에'가 아니라 '지금 당장'

여인두 2021. 11. 10. 10:42

서울은 작년보다 30일이나 빨리 첫 눈이 내렸다는데 아마도 올 겨울도 작년처럼 매섭게 지나가려나 보다.

이것도 일종의 기후위기다. 기후위기 하면 온난화 현상만을 이야기하지만 이상기후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대기교란이 원인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10월에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지속되더니 11월 들어서자 마자 마치 영하를 방불케하는 날씨로 돌변할 일은 없을 것이다.

마침 영국의 글래스고에서 120여개국 정상들이 모여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리고 있다. ‘석탄을 역사속으로’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이번 총회는 2030년까지 탈석탄을 과제로 논의하고 있다. 물론 각 나라마다의 사정으로 일부는 합의를 하고 일부는 다음으로 미루는 모양세다.

일단 가장 주요한 합의사항이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30% 감축하기로 했다. 그리고 산림파괴 중단, 탈석탄 관련 OECD국가들과 유럽연합 국가들은 2030년까지 그 외 국가들은 2040년까지 석탄사용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리고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투자도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좀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위 주요 내용에 대해 서명은 했지만 실제 합의를 지키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탈석탄에 서명해놓고 일부 보수언론에서 문제제기를 하자 화들짝 놀라 강제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발뺌을 하면서 탄소중립위원회가 내놓은 2050년에 석탄발전을 중지하겠다고 말을 비틀어버렸다. 서명은 하고 그 내용(문구)을 애매하게 해석해버리는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다.

전라남도도 마찬가지다. COP28이 좌절되면서 2031년 개최되는 COP33을 유치하겠다고는 발표했지만 COP가 요구하는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을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은 전무하다. 2030년까지 30.5%로 발표했다가 최근 정부의 탄소중립위원회에서 2030 40% 감축안이 나오니 거기에 준해서 계획안을 다시 짜겠다고만 하고 있다.

정부도 그렇고 전라남도도 그렇고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대충 넘어가다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될 것이다. 이미 유럽연합을 포함해 탄소배출 기업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해 향후 탄소배출 기업은 수출에서도 도태 될 것이 뻔한데 수출로 먹고 산다는 우리나라가 탄소배출과 관련해 너무 안이한 정책을 펴고 있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일부 보수언론들은 오늘도 우리나라가 대책없이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펴고 있다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정부가 정말로 제대로 된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펴고 있으면서 그런 욕을 얻어먹는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도 않는데 모두까기식으로 까는 언론이나 그 협박에 놀아나는 정부나 한심하기는 매 한가지다.

 

기후위기는

‘나중에’가 아니라 ‘지금 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