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바로세우는 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서부터)
여인두 목포시의원
“아직도 사랑하는 아들의 유골함을 안아 보지 못했습니다.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서.... 하늘을 쳐다보지 못했습니다. 하염없이 눈물만 나서.... 아들의 이름을 불러 보지 못했습니다. 목이 메고 가슴이 터질 것 같아서....”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김웅기군의 아버지 김학일씨가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미사에서 한 말이다. 세월호 참사가 난지 210여일이 훌쩍 지났건만 자식 잃은 아비의 아픔은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다. 어디 억장이 무너진 사람이 그 이 뿐이랴 희생된 304명의 부모 형제뿐만 아니라 4월 16일을 살았던 대한민국 모든이의 가슴 한 켠에 큰 구멍이 뚤렸으리라. 그러나 망각의 편린이 켜켜이 쌓여 이제 사람들 사이 쉬 세월호 이야기를 꺼내는 이 없으니 자식 잃은 아비 어미의 오열은 누가 있어 보듬어 줄 것인가.
대한민국 국민에게 4대 의무가 있듯이 국가 역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국민이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않을 때 법에 의해 징벌을 받듯이 국가 역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의무를 다하지 못할 때 국가의 운영 주체는 당연히 징벌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정의를 바로세우는 것이고 국가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 국가의 운영 주체 즉 국민들로부터 통치권을 위임받은 대통령을 포함해 총리, 장·차관등 집권세력 그 누구도 이 징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는 예외인 것 같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진 공직자가 아무도 없으니 말이다. 유병언과 이준석이라는 마녀에 의해 자행된 국가적 대 재앙이 세월호 참사였을까. 분명 그렇지는 않을텐데, 더욱 가관인 것은 어렵게 세월호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되고 실종자 가족 역시 세월호 인양이라는 힘든 결정을 내린 후 정부당국의 대책과 집권여당에서 흘러나온 말들이다.
정부는 실종자 가족이 수중 수색 중단과 선체 인양을 요청한 뒤 기다렸다는 듯 팽목항에서 모든 인력과 자원을 철수시키고 있다. 수중 수색 중단이 곧 실종자 수습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고 선체 인양 등 후속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던 정부가 TF 및 가족과의 협의체 구성도 없이 범대본의 해체·철수 방침을 밝힌 것이다. 또 새누리당에서는 세월호 선체 인양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 인양이 어렵다고 군불을 때고 있다. 이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그냥 덮어버리고자 하는 수작으로밖에 볼 수 없다.
왜 세월호만 국정원에 보고하고 통제를 받았는지? 왜 해경은 세월호 침몰 당시 생존자 구조를 미적댔는지? 왜 해경은 선장 이준석을 직원 아파트로 대리고가고 아파트 CCTV가 꺼졌는지? 왜 전원구조라는 오보가 나왔는지? 그 큰 배가 어떻게 급변침이 가능한지? 쿵하는 부딪치는 소리와 거대한 물체를 봤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은 또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의혹투성이인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져야 억울하게 죽은 이들에 대한 국가의 의무를 다하는 것임에도 정부당국과 집권여당은 무엇이 무서워 그리 빨리 이 사건을 묻어버리려고 하는지 도저히 용납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영문도 모르고 죽어간 죽음 앞에 사죄하고 원인을 명명백백하게 밝혀 다시는 이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를 바로세우는 지름길이요 국민이 국가에 명령한 국가의 의무라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2014.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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