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두의 시시콜콜

오늘 내 일용할 양식을 허락한 자연에게 경의를 표한다

여인두 2024. 7. 30. 15:18

콩 심은 데 콩나고 팥 심은 데 팥난다
그런데 수박은 심지도 않았는데 어디에서 날아와 이렇게 주렁주렁 열려있을까?
아마도 텃밭 오두막에서 누군가가 때 이른 수박을 먹고 수박씨 멀리 뱉기 게임을 했던 것이 생명을 얻어 이런 기적을 연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장마와 폭염으로 인해 상추는 다 녹아내려 수확이 확 줄었다. 대신 그 자리를 깻잎과 고추, 오이, 가지가 차지했다. 특히 오이와 가지는 하루가 다르게 커 지난주에 왔을 때 손가락만 한 놈들이 한 자나 컸다.

오늘도 텃밭에서 자연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을 느낀다. 그러나 자연도 인간에게 사랑만 주는 것이 아니다. 그 누구도 자연만큼 인과응보에 철저하지 않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자연의 속성상 인간은 이제 자연의 보복을 가장 두려워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제발 인간들이 더 이상 자연에 역행하지 않고 순행하면서 살기를 바란다.

오늘 내 일용할 양식을 허락한 자연에게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