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이야기

밭갈이

여인두 2024. 9. 29. 16:51

아침 일찍 텃밭에 나가 밭을 갈았다.
이미 때가 지난 작물들은 뽑아 버리고, 돌밭이라 삽이 안 들어가 호미로 일일이 돌을 파내고 흙을 다지며 마무리로 퇴비까지...
혼자 하려니 6시에 시작해 9시에 끝

밭을 갈면서 들었던 생각 하나,
세상도 밭을 갈듯 한 번씩 뒤집어엎을 수 있으면 어떨까? 아래가 위가 되고 위가 아래가 되는... 논과 밭은 갈아엎어야 수확이 좋듯 세상도 한 번씩 갈아엎어야 좋아지지 않을까?

그런데 사람들은 논과 밭은 갈아엎으려고 하면서 세상은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경험 탓일까?
한번 갈아엎어봤는데 윗대가리만 바꿨지 자신들 삶에는 아무 영향이 없었던...
그래도 갈아엎은 밭과 그렇지 않은 밭이 차이가 나듯 세상사도 한번씩 갈아엎어야 한다.

밭을 갈면서 들었던 생각 둘,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고 했거늘 왜 사람들은 수확이 안 나는 것을 밭 탓으로 돌리는 걸까?
다음 수확을 위해 밭 갈고, 퇴비를 주면서 지력을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좋은 밭을 찾아 떠나는 이유는 뭘까? 그 밭을 함께 일궈왔던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이 더 좋다는 밭으로 떠난들 그 밭은 몇 조금이나 갈까?
결국 그 밭도 뒤집어엎어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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