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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목포시내버스의 파행은 노동자 파업이 아니라 자본가의 자본파업에서부터 시작됐다.

어느 시의원의 SNS를 보고 깜짝 놀라 몇 자 적습니다.어제 목포시 공영버스 출범식을 가졌나 봅니다. 그 자리에서 목포시가 식순지를 배포했고 그 식순지 내용에 공영버스 사업 추진경과가 수록돼 있었습니다.그런데 공영버스 사업 추진 경과 첫머리에 "운수사업자 노조 파업 운행중단"이라고 적어놓음으로써 지난 몇 년간 목포시내버스 파행의 문제가 마치 노동자들의 파업 때문인 것처럼 보이도록 교묘하게 편집을 해놨습니다.그런데 사실은 지난 몇 년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목포시내버스 파행의 시작은 태원, 유진 이한철 사장이 2021년 4월 시내버스를 1년간 운행하지 않겠다고 목포시에 통보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그 이후 많은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부분적으로 공영버스가 도입된 것입니다.다시 말해 노동자들의 노동파업이 아니라 ..

목포 이야기 2025.01.07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우리는 참사공화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참사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참사의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 책임을 정확히 물어야 합니다. 또한 참사를 이용해 온갖 허위사실과 음해 그리고 혐오를 조장하는 행위를 중지시켜야 합니다. 이 원칙은 모든 참사에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세월호 때도 이태원 때도 이 원칙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제주항공 사고도 과거 참사의 기억을 따라가는 것일까요? 객관성과 중립성이 요구되는 항공사고조사위원회에는 유가족이 추천하는 전문가의 참여가 배제됐고, 유가족은 의견 진술권이라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고원인과 유가족들에 대한 허위사실, 모욕, 음해, 혐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횡횡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

슬픈 겨울비

희생자분들이 한 분 한 분 떠나고 있는 공항은 하루종일 슬픈 겨울비가 내렸습니다. 행복했던 여행의 추억을 가득안고 마중나온 가족들과 이야기꽃을 피워야 할 이 시간, 그들은 운구차에 실려 말없이 공항을 떠나고 있습니다.무겁게 내려앉은 하늘이 그들과 우리의 마음을 대신합니다.오늘 공항에서는 마지막 브리핑이 진행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유가족 대표는 그동안 수고해 주신 관계자분들에게 머리 숙여 고맙다는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 인사는 단순히 현장을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신 분들에 대한 인사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사고 소식에 안타까워하며 현장으로 달려오신 많은 자원봉사자분들과 조문객들 그리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지켜보셨을 모든 국민들께 보내는 인사였을 것입니다.그들이 떠난 공항의 빈자리는 머지않아 또 누군가의 ..

영육간의 평안을 빕니다.

제주항공 사고 현장인 공항으로 출퇴근 한 지 7일째입니다.이곳은 여전히 아픔과 슬픔이 가시지 않고 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느낌입니다.자식을 잃고 부모를 잃고 형제자매를 잃은 분들의 비통함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저 역시 이곳에서 황망한 마음으로 몇 번을 눈물을 삼켰는지 모릅니다.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크게 보면 찰나의 순간이고 삶과 죽음을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일이건만 일상의 평안이 무너지고난 뒤 다가온 슬픔이 얼마나 크고 깊은지를 확인했습니다.또 그 슬픔을 함께 나누고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들이 스스로 아픔의 굴레를 쓰고 찾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우리 사회가 건강한 회복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시간이었습니다.아무쪼록 저를 아는 모든 분들이 올 한 해에도 영육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