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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우리는 참사공화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참사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참사의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 책임을 정확히 물어야 합니다. 또한 참사를 이용해 온갖 허위사실과 음해 그리고 혐오를 조장하는 행위를 중지시켜야 합니다. 이 원칙은 모든 참사에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세월호 때도 이태원 때도 이 원칙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제주항공 사고도 과거 참사의 기억을 따라가는 것일까요? 객관성과 중립성이 요구되는 항공사고조사위원회에는 유가족이 추천하는 전문가의 참여가 배제됐고, 유가족은 의견 진술권이라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고원인과 유가족들에 대한 허위사실, 모욕, 음해, 혐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횡횡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

슬픈 겨울비

희생자분들이 한 분 한 분 떠나고 있는 공항은 하루종일 슬픈 겨울비가 내렸습니다. 행복했던 여행의 추억을 가득안고 마중나온 가족들과 이야기꽃을 피워야 할 이 시간, 그들은 운구차에 실려 말없이 공항을 떠나고 있습니다.무겁게 내려앉은 하늘이 그들과 우리의 마음을 대신합니다.오늘 공항에서는 마지막 브리핑이 진행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유가족 대표는 그동안 수고해 주신 관계자분들에게 머리 숙여 고맙다는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 인사는 단순히 현장을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신 분들에 대한 인사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사고 소식에 안타까워하며 현장으로 달려오신 많은 자원봉사자분들과 조문객들 그리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지켜보셨을 모든 국민들께 보내는 인사였을 것입니다.그들이 떠난 공항의 빈자리는 머지않아 또 누군가의 ..

영육간의 평안을 빕니다.

제주항공 사고 현장인 공항으로 출퇴근 한 지 7일째입니다.이곳은 여전히 아픔과 슬픔이 가시지 않고 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느낌입니다.자식을 잃고 부모를 잃고 형제자매를 잃은 분들의 비통함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저 역시 이곳에서 황망한 마음으로 몇 번을 눈물을 삼켰는지 모릅니다.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크게 보면 찰나의 순간이고 삶과 죽음을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일이건만 일상의 평안이 무너지고난 뒤 다가온 슬픔이 얼마나 크고 깊은지를 확인했습니다.또 그 슬픔을 함께 나누고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들이 스스로 아픔의 굴레를 쓰고 찾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우리 사회가 건강한 회복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시간이었습니다.아무쪼록 저를 아는 모든 분들이 올 한 해에도 영육간에..

새해맞이 합동차례

새 해 첫날 11번째 맞는 세월호 새해맞이 합동차례와 제주항공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서 조문을 했습니다.11년째 대한민국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사고의 성격과 내용을 다르지만 당국의 대응은 변함없이 0점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주항공 사고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체계가 잡혀갔다는 것입니다.언제까지 이러한 참사가 계속될지 무서울 지경입니다. 부디 25년부터는 좋은 일, 좋은 소식만 들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목포 이야기 2025.01.02

늠름한 군

제주항공 사고로 많은 분들이 고생을 하고 계십니다.공항 청사 안팎에서는 수많은 분들이 자원봉사를 해주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항 통제구역 안에서는 이렇게 군과 경찰 소방등 밤낮을 잊은 채 하나의 유류품이라도 더 찾기 위해 애쓰십니다.요즘 계엄군 어쩌고저쩌고 해서 말들이 많은데 군이 있어야 할 자리는 바로 이러한 자리입니다.새해에는 국민과 싸우지 말고 국민이 필요로 하는 곳에 항상 있는 더욱 늠름한 군이 되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