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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14세

콘클라베에서 흰 연기가 피워 오른다.새 교종이 선출됐다. 흔히들 교회의 황제라는 의미로 교황(敎皇)이라고 부르지만 나는 교회의 종이라는 의미가 내포된 교종(敎宗)을 더 선호한다. 교황청 연감에도 교황의 여러 호칭 중 하나로 '하느님의 종들의 종(Servant of the servants of God)'이라고 하지 않았던가.교황이든 교종이든 레오14세는 강인함과 용감함으로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 애쓰셨던 평화의 사도 프란시스코 교종의 대업을 완성해 주시길 바란다.다행인 것은 새 교종명을 노동의 기본권을 인정한 레오 13세를 계승해 레오14세를 선택했다는 점이다.그리고 교종으로써 첫 일성이 “평화가 여러분 모두에게 함께하길 바랍니다(La pace sia con tutti voi). 이것은 무기를 내려놓은 평화..

거절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한다는 것은 매우 어러운 일이다.그것도 당위를 가진 부탁이라면 더욱 그렇다.그러나 그것을 받아줄 상황이 안된다면...안타까운 마음으로 이틀을 보내다 결국 거절의 메시지를 보냈다. 거절의 변이 항상 그렇듯 '응원한다'는 영혼 없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왜? 응원이 아니라 함께 책임져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비록 올라오라는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지만 지역에서라도 내 할 일 이상을 해야 한다.내란이 끝나지 않은 나라의 내란 정당에서 내란이 일어났다. 이미 내란 전문가가 된 그들의 전공은 친위쿠데타인 듯하다. 권력을 가진 쪽에서 자꾸 현상을 바꾸려 하니 탈이 난다. 현상을 바꾸려면 당위를 가져야 하는데 그것도 없이 대세를 만들려고 하니 탈이 안 날 수가 없다. 문제는 아무도 책임지지..

당원번호 2310

당원번호 2310정의당에서 민주노동당으로 당명이 바꿨다.내 첫 당이었던 민주노동당의 성공과 실패의 역사를 알기에 이 당명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한때 진보의 아이콘이었으나 때때로 분열과 통합을 거듭하면서 약간은 퇴색된 이미지를 갖는 정당명이지만 그래도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당원들의 마음이 다시 민주노동당을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민주노동당에서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 정의당, 녹색정의당, 정의당, 민주노동당으로 이어지는 내 당적의 역사가 나를 증명해 줄 수 있을까.민주노동당에 처음 입당했을 때 당원번호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 당적이 바뀌면서 당원번호에 신경을 쓰지 않다가 문득 생각이 나 당 홈피에서 당원번호를 검색해 보니 내 당원번호가 2310번이다. 물론 첫 민주노동당 때의 당원..

정의당 이야기 2025.05.06

Free Job Change!

Free Job Change!로데오광장을 가득 매운 다양한 국적의 이주노동자들의 외침이다.한국사회는 이미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없이는 지탱하기 어려운 구조로 접어들었다. 특히 최근 대거 입국하고 있는 계절이주노동자들이 없다면 농업등 1차 산업의 생산성은 더욱 떨어질 것이다. 인구소멸 위기 속에서 이주노동자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에 대해 균형 잡힌 정책을 동반해야 한다.그런데 그들은 아직도 직업 선택의 자유도 아닌 사업장 선택의 자유를 외친다. 영암의 돼지농장에서 일하다 사업주의 괴롭힘 등으로 목숨을 끊은 뚤시 푼 마가르(Tulsi Pun Magar)님의 경우처럼 사업주의 동의 없이는 이직할 수 없는 제도 때문에 그들은 온갖 차별과 혐오, 멸시 속에서도..

세상 이야기 2025.05.04

청년공감버스

사회대개혁에 대해 말하고 싶은 청년들을 만나러 청년공감버스가 목포대학교에 방문했다.이번 내란 사태에서 청년들은 하나같이 연대의 힘을 느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남태령의 청년들, 한남동의 청년들, 광장의 청년들이 느꼈을 그 연대의 힘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그 실체를 정확히 말하지 못한다.어렴풋이나마 과거의 연대가 벽을 허물기 위한 연대였다면 지금의 연대는 무엇인가를 만들기 위한 연대 정도로만 이해한다. 무엇을 만들까? N포 세대로서 더이상 포기하지 않고 연대를 통해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청년들을 응원한다. 그리고 함께 어깨 걸고 가자고 다짐한다.청년을 훌쩍 넘어 장년이 되어버린 내가 청년공감행사의 사회를 보기가 힘이 들었다.

목포 이야기 2025.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