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 20

문규현 신부님 북토크 - 너 어디 있느냐

문규현 신부님 북토크 – 『너 어디 있느냐』1989년, 임수경의 방북은 충격 그 자체였다.“전대협 대표가 평양에 도착했습니다!”사회자의 외침에 전대협 출범식을 위해 충남대 운동장에 모여있던 학생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렇다.국가보안법이 시퍼렇게 살아 있던 시절, 어떻게 그 감시의 눈을 피해 평양을 갈 수 있었을까. 상상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그리고 또 한 사람의 방북소식 “임수경 혼자 역사의 무거운 짐을 지게 할 수 없다”며 온몸으로 분단선을 넘으신 문규현신부님을 보며 나는 처음으로 ‘참된 종교인’이란 말을 떠올렸다.그리고 그때부터 내 '통일앓이'는 시작되었다.문규현신부님은 시대의 아픔이 있는 곳에 늘 함께 계셨다.미군 장갑차에 짓밟힌 효순·미선 곁에, 바다를 막아 생명을 끊으려 했던 새만금 갯벌에, 강..

강의노트

강의노트[하상복 교수님 강의를 듣고]1. 12.3 내란 이후, 개헌이라는 시대의 요구2024년 12월의 정치적 격변, 이른바 '12.3 내란'은 헌정 질서의 근본적 위기를 드러냈다.시민들의 요구는 표면적으로는 '내란척결'이였지만 그 밑바탕에는 제도의 근본적 전환, 즉 개헌이라는 정치적 결단이 놓여 있었다.2. 개헌의 방향: 자유 중심인가, 평등 중심인가하상복 교수는 이 지점에서 루소의 사회계약론을 호출한다.미국식 자유주의 헌법은 개인의 권리를 중심으로 국가 권력을 제한하는 구조(소극적 자유)를 따른다.반면 루소의 전통, 특히 프랑스식 공화주의는 평등과 공공선을 강조하며, 공동체 전체의 이익(일반의지)을 중심에 둔다.결국 개헌은 ‘개인의 자유를 강화할 것인가, 공동체의 평등을 보장할 것인가’하는 정치철학적..

비파

툭,비파 한 알이 땅 위로 떨어진다.누군가는 6월을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라 노래했지만,목포의 6월은 '비파가 익어가는 계절'이다.무성한 잎사귀 사이로 주황빛 열매가 주렁주렁 맺히면목포의 6월은 맛으로 물든다.뽀얀 속살을 살짝 깨물면새콤달콤한 과즙이 입 안 가득 번지고그 전율이 온몸으로 퍼져나간다.하지만 그 안에 감춰진 단단한 씨앗 하나,쉽게 다가서지 못할 목포의 고집이다.그래서일까,비파는 아무나 탐하지 못한다.손을 뻗는 이에게만 허락되는6월의 짧고 진한 맛.비파가 익는 골목,바다내음 따라 걷는 유달산 둘레길.낮에는 근대문화유산을 따라 걷고,저녁엔 노을 풍경에 젖고,밤엔 항구의 불빛이 반짝이는 도시목포로 오세요.비파도, 바다도,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풍경도당신을 기다립니다.

목포 이야기 2025.06.24

노회찬 정치학교 개강

[노회찬 정치학교 개강 안내]안녕하세요.2025 전남 노회찬 정치학교 첫 강의가 내일(6/24, 화) 저녁 7시 시작됩니다!장소: 목포시 하당청소년문화센터(전남 목포시 통일대로119번길 25, 3층)내란과 대선, 중동전쟁 등 긴박한 정세 속에서 노회찬의 정신을 다시 새기며, 무엇을 고민하고 준비할 것인지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1강은 하상복 교수님(목포대학교 정치언론홍보학과)의 "루소의 공화주의와 노회찬 민주주의의 만남" 입니다.강의는 1시간 반, Q&A 포함 9시 전 종료 예정입니다.시간 맞춰 함께해 주세요!

정의당 이야기 2025.06.23

김종수목사님 2주기에부처

김종수 목사님,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살아생전 그리 조용히 말씀하시던 분이 떠나신 뒤 이렇게 제 안에 오래 머무를 줄은 몰랐습니다.요즘처럼 세상이 요동칠 때면 당신 설교가 아니라, 당신 눈빛이 더 그립습니다.말보다 삶으로 가르치셨던 분통일을 말하기보다 분단선 너머 아이들을 먼저 떠올리셨던 분“평화의 아침을 여는 이”를 노래하시던 목소리가 광장에서, 예배당에서, 원산동 골목길에서 지금도 들리는 듯합니다.12월 3일,또다시 우리는 광장에 모였습니다. 당신 없이...그러나 당신이 꿈꾸던 그 세상 때문에 그날의 함성이 당신의 설교처럼 느껴졌습니다.진짜 민주주의는 투표함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거리에서, 광장에서, 시민들이 스스로 주권을 되찾아갈 때목사님은 그걸 ‘참민주주의’라 부르셨습니다.정의는 외치는 것이 아..

아침, 텃밭에서

장맛비가 잠시 멈춘 이른 아침 텃밭으로 나섰다. 비에 젖은 밭은 흙냄새와 풀향기로 가득했고 들녘엔 안개가 채 걷히지 않았다. 그 너머로 제두루미 한 마리가 느릿하게 날아가다 허둥대는 내 손길을 힐끔 보더니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하품을 하며 유유히 사라진다.애호박은 큼직하게 제 모습을 드러냈고, 가지도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오이와 고추는 영 시원찮다. 특히 기대를 걸었던 청량고추가 영 초라하다. 잎도 힘이 없고 열매도 도무지 기운이 없다. 같은 땅, 같은 물, 같은 하늘 아래서도 누구는 잘 자라고 누구는 시들어간다. 자연은 공평한 듯하면서도 묘하게 불공평하다. 결국은 땅과의 궁합, 기운이 맞아야 살아남는 법이다.최근 모 선배의 행보를 보면서 그의 끝은 어디일까를 생각한다. 자신이 살아왔던 땅을 박차고 ..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 재추진을 강력히 반대한다.

목포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 재추진, 단호히 반대한다2024년 말 무산됐던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 계획이 다시 돌아왔다.2025년 6월 11일, 같은 내용의 사업계획서가 영산강환경유역청에 재 접수됐다.시민들의 반대가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사업자는 물러서지 않았다.하루 48톤, 시간당 2톤의 의료폐기물을 소각하는 시설.하루 100톤 미만이라는 이유로 환경영향평가도 피하겠다는 계산.감염 위험 폐기물, 인체 조직, 실험동물 사체까지 포함된 의료폐기물이 수도권에서 목포로 몰려온다.2차 감염, 장거리 운반에 따른 오염, 소각 과정에서 발생할 발암물질까지…결국 이 모든 부담은 지역 주민의 몫이다.목포시의회 전원이 반대했고, 시민들의 뜻도 분명하다.그런데도 사업은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이건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 ..

목포 이야기 2025.06.20

지방선거 제안글에 대한 비판

어제 올린 지방선거 제안글에 대해 몇몇 동지들의 비판이 있었다.첫째, 조국혁신당이나 기본소득당을 진보정당과 같은 선상에서 다루는 건, 이번 대선을 함께 만든 진보정당들과 시민사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비판둘째, 민주노동당 이름으로 함께 선거를 치른 동지들에 대한 설명이나 합의 없이 지역 단일화나 연합 구도를 제시하는 방식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셋째, 민주당과도 일정한 연을 맺은 세력들과의 연합이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흐리고, 결과적으로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의식이다.다만, 몇 가지는 현실적 조건과 제안의 취지를 감안해서 다시 봐줬으면 한다.첫째, 목포 정치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목포에는 이번 대선을 함께한 사회대개혁연대회의 소속 정당들―노동당, 녹색당..

“2026년 지방선거, 목포의 새로운 정치 지형을 위하여 — 진보 4당과 시민사회의 전략적 연합을 제안합니다”

어제 토론회에서 제안한 내용입니다.“2026년 지방선거, 목포의 새로운 정치 지형을 위하여 — 진보 4당과 시민사회의 전략적 연합을 제안합니다”◈ 제안 배경좌장을 맡아주신 존경하는 장시복교수님, 각 당을 대표해 참석해주신 패널분들, 그리고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민교협 교수님들과 함께하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오늘 저는, 2026년 지방선거를 목포 정치의 전환점으로 만들기 위한 실천적 제안을 드리고자합니다.그간 목포의 지역정치는 민주당의 독점적 지배 구조 속에 고착되어 왔습니다. 시장, 도의원, 시의원 선거 모두에서 경쟁은 실종되었고, 정치의 활력은 사라졌습니다.한때 무소속 시장이 당선되기는 했지만 크게보면 민주당 방계라 할 수 있었고, 민주노동당(정의당)이 꾸준히 시의원을 배출하고 있지만..

목포 이야기 2025.06.18

진보 4야당 초청토론회

어제 목포대학교에서 진보정치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에 함께했습니다.진보 야4당 초청 토론회로 주제는 “6·3 대선 이후 정치는 무엇을 할 것인가?”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왜 다시 진보정치를 이야기해야 하는가에 대한 숙고의 시간이었습니다.첫째, 우리 정치 전반이 양당 독점 구도에 갇혀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지 못하고 있습니다.정책경쟁은 사라지고, 정쟁과 혐오 정치만 남은 지금의 정치는 시민들로 하여금 '차악의 선택'만 강요하고 있습니다.이제는 정치의 구조를 바꾸는 것, 그 자체가 우리 진보정당의 존재 이유이자 시대적 책무입니다.둘째,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목포시의회는 그간 민주당이 사실상 독점해 왔고, 민주노동당이 소수 의석을 지켜왔지만 독주를 제어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그래서 저는..

목포 이야기 2025.06.18